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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朴 영장 배경은…"뇌물 사건 몸통, 구속 불가피"

등록 2017.03.31 03: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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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검찰로 이동하고 있다. 2017.03.30.  photo@newsis.com

법원, 범죄 혐의 소명 일부 이뤄졌다 판단
朴 측서 혐의 부인 등 증거인멸 우려 감안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 후 구속된 첫 전직 대통령이 됐다. 법원이 31일 고심 끝에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은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 이들 다수가 구속된 상태에서 상급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구속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433억원(실수수액 298억원) 상당 뇌물수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부터 구속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이 특검 수사 결과를 수용해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뿐만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주도 혐의 등 모두 13개 혐의를 적용한 점도 구속수사를 점치게 했다. 검찰과 특검 수사를 거치면서 추가 증거가 확보됐다는 점 등이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보는 기류가 많았다. 특히 뇌물공여 혐의자인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기소 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무겁게 처벌되는 뇌물수수 혐의자가 구속을 피할 수 없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신분인 만큼 도주 우려가 없는 점,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돼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점 등을 들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기된 혐의 대부분이 법리 다툼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방어권 보호 차원에서 불구속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 수사기록 12만쪽과 전날 장시간 이어진 영장심사 내용을 따져본 뒤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사안이 중대하고 범죄 혐의 소명이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한 것이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판단에는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리면서 검찰 수사 결과를 인용한 점 등도 일부 역할 했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와 달리 이 사건 의혹이 불거진 뒤 줄곧 혐의를 부인했던 점도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전직 대통령 신분인 점을 고려할 때 도주 우려가 낮아 보인다고 하더라도 검찰 조사 내용을 토대로 증거인멸에 나설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서초동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팔과 다리로 움직였던 이들이 몸통의 책임을 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파면 직후부터 구속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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