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집값, 7년간 크게 안올라…실질상승률 1.6%"
물가 상승 감안…금융위기 때 '집값 조정' 겪지 않아
전세계 집값, 금융위기 직전의 99% 수준 회복
높은 가계부채 증가세…"주택가격 급등락 우려"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우리나라의 집값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전세계 집값은 세계경제 성장세 속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가계부채 증가세 등은 제약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글로벌 주택시장 현황 및 시사점' 분석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의 통계 조사 결과 지난 2009~2016년중 7년간 우리나라의 실질 집값 상승률은 1.6%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명목 기준으로는 19.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기 당시 집값이 크게 폭락했던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큰 폭의 조정을 겪지 않아 애초에 집값이 낮아지지 않은 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금융위기의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은 한국, 인도, 호주 등은 큰 폭의 조정없이 완화적 금융환경에 힘입어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집값이 최고조로 올랐던 2007년 2분기에 비해 지난 2013년 1분기 평균 14.7%(FRB 달라스 지수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올 1분기 기준 집값이 가장 낮았던 2013년 1분기 보다 12.4%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는 추세다. 반면 신흥국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보다 집값이 15.2%(BIS 지수 기준) 높아진 상황이다.
전세계 주택가격은 지난 1분기까지 최근 2년간 실질 기준 연평균
1.9% 상승해 금융위기 직전(2008년 1분기) 집값의 98.7%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앞으로도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각국의 완만한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가계부채가 증가세는 집값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가계부채가 꾸준히 증가한 신흥국의 경우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시장은 물론 실물경제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미 14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지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BI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0%로 주요 신흥국 중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 가계부채가 주택가격의 상승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택가격 급등락이 발생할 경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는 점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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