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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때 끌려간 큰형, 막내 사망 소식에 "응어리 생긴다"

등록 2018.08.25 14: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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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뉴시스】 김진아 기자 =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북측 김인영(목원희) 할아버지와 남측 동생 목원구, 목원선 할아버지가 만나며 오열하고 있다. 2018.08.24.  bluesoda@newsis.com

【금강산=뉴시스】 김진아 기자 =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북측 김인영(목원희) 할아버지와 남측 동생 목원구, 목원선 할아버지가 만나며 오열하고 있다. 2018.08.24. [email protected]

【금강산·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지훈 기자 = 지난 24일 65년여 만에 상봉한 이산가족들은 둘째 날 오전 개별상봉을 시작으로 혈육의 정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긴 세월 생사조차 알지 못했던 가족·친척들이 만남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연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목원선·원구(85·83) 형제는 68년 만에 만난 북측 형 김인영(86·본명 목원희)씨에게 4형제 중 막내가 몇 년 전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야 했다.

 김씨는 지난 1950년 7월 외숙모와 함께 서울의 한 시장에 먹거리를 사러 갔다가 인민군에 끌려갔다고 한다. 이듬해 원선씨는 국군에 자원입대해 전쟁을 치렀다.

 7년간 인민군으로 복무한 김씨는 제대 후 혼자가 됐다. 그는 동생들에게 "앞길이 막막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름을 바꿨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선씨는 "형은 (막내 사망 소식에) 아무 말씀을 못 하시더라"라며 "형은 '맏이로서 챙겼어야 했는데 제일 어린 동생이 그리됐다니 응어리가 생긴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의 송창호(78.오른쪽 두번째) 할아버지가 남측의 사촌 송종호(86.오른쪽) 할아버지와 사진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08.24.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의 송창호(78.오른쪽 두번째) 할아버지가 남측의 사촌 송종호(86.오른쪽) 할아버지와 사진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08.24.  [email protected]

26년 전 방북 허가를 받고 평양에서 어머니와 동생을 만나고 돌아왔다가 국가보안법상 고무찬양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송유진(75)씨는 이번 상봉에서 동생들로부터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유를 전해 들었다.

 송씨의 어머니는 송씨를 만나고 1년 뒤에 사망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송씨도 알고 있던 내용이다. 송씨는 이번 상봉 전까지 단순히 아들을 만난 후 삶에 대한 의욕을 잃으셨을 가능성 등을 추측할 뿐이었다.

 송씨는 이번 상봉에서 동생으로부터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전언에 따르면 송씨가 방북한 다음 당국에서 평양에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 개성의 아파트를 줬는데, 고향에 지어진 새 아파트로 이사한다는 데 기뻐하시다가 쓰러지셔서는 돌아가셨다고 한다.

 송씨의 누나도 이번 상봉에 함께 나오려고 했으나 누나의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져 죽으면서 충격을 받고, 결국 상봉까지 포기했다고 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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