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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떨게 하는 도시괴담…'피싱주의보' 카톡 확산

등록 2018.09.01 15: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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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신종사기 주의" 가짜뉴스

"다이얼 누르면 25만원 빼간다" 겁박

노년층 단톡방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

일종의 도시괴담…경찰도 "사실 아냐"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서울=뉴시스】류병화 기자 = # 직장인 이모(33·여)씨는 최근 시댁 어르신으로부터 '피싱 사기'를 주의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해당 메시지가 허위 사실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시어른께 딱 잘라 말씀을 드리기가 어려워서 "주의하겠다"고 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며 다이얼을 누르게 해 돈을 뜯어간다는 사기 수법을 조심하라는 '가짜 뉴스'가 중장년층 카카오톡 채팅방을 중심으로 또 다시 돌고 있다.

 해당 글에는 "일본 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61%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조사가 나왔다"며 "이를 빌미삼아 여론조사를 한다며 '독도는 누가 뭐래도 한국 땅'이 맞으면 1번, 틀리면 2번 버튼을 누르라는 신종 사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누르는 순간 25만원의 통화료가 결제된다"며 "국민의 애국심을 이용한 못된 사기"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메시지는 5년 전인 2013년에도 흡사한 내용으로 퍼져나간 바 있다. 해당 글에서 소개한 "일본 국민 61%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답했다"는 내용은 당시 일본에서 실시된 독도 관련 여론조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지난 2013년 8월 독도에 대한 특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모두 일본 고유의 영토이다"라고 대답한 일본 국민은 60.7%로 집계됐다.

 당시 부산지방경찰청은 트위터를 통해 "시스템 상 전화를 받았다고 결제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허위 사실에 현혹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SNS상에서 돌고 있는 메시지에는 "복사해서 주위 분들께 속히 전달해 주세요. KBS"가 추가돼 KBS를 사칭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이외에도 "특정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받지 말라", "어플리케이션을 업그레이드 하라는 안내도 피싱 수법이다" 등의 글도 떠돈다.

 실제 이 같은 범행이 있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거짓 주의보'는 일종의 도시괴담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내용을 지어냄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정보 습득이 어려운 노년층은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정보에 쉽게 현혹되기 쉽다는 점이 이 같은 메시지가 퍼지는 데 한 몫 한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글이라면 특히 더 그렇다. 노년층 단톡방에서 가짜뉴스가 퍼져나가고, 이를 믿는 노인들이 많아지는 현상과 비슷한 양상이다.

 임운택 계명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장·노년층이 부쩍 늘었다"며 "다른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일방향적 정보만을 습득하게 되면 정보가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젊은 층은 대체로 대화를 통해 정보를 변별하려는 노력을 하는 반면 노인층은 양방향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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