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약물' 지도로 암 표적치료 정확성 높인다

삼성서울병원 남도현 교수팀, 맞춤 표적치료법 제시

대규모 '종양스페로이드' 기반 항암제 임상반응 예측

【세종=뉴시스】삼성서울병원 남도현 교수. 2018.10.09.(사진 = 보건복지부 제공)[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대규모 유전체-약물 지도 구축으로 적중률을 높인 암 환자 맞춤 표적 치료법을 제시했다. 특정 항암제가 환자에게 적합한지 여부를 전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 항암치료 성공률 향상이 기대된다.

 보건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 선도형난치암연구사업단 남도현 교수팀이 제시한 암 환자 맞춤 표적치료법이 지난달 27일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온라인판에 실렸다고 9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항암치료 결과는 종양의 유전체와 분자적 배경에 따라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 환자의 암세포나 줄기세포를 배양해 약물반응을 사전에 선별한다. 기존 모델은 쉽고 빠르지만 환자 종양의 분자적 특성을 온전히 보존하지 못하거나(세포주) 환자 종양과 유사성이 높지만 실시간 예측이 어려운 단점(오가노이드)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항암치료 전 환자의 임상 반응성을 미리 파악해 환자 특성에 맞는 치료제를 적용할 수 있는 보다 빠른 길을 제시했다. 미국 콜롬비아대와의 상호협력으로 대규모 빅데이터 축적까지 가능하다.

 연구진은 14종의 암종에서 462건의 종양 스페로이드를 수집해 이를 기반으로 유전체와 약물반응 간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전략을 택했다. 종양 스페로이드란 3차원으로 배양된 세포의 원형 집합체다.

 그 결과 상피세포를 증식시켜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EGFR) 변이가 있는 암환자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 혈액암에 주로 사용되는 치료제 이브루티닙(Ibrutinib)이 EGFR 억제제와 유사한 약물반응성을 이번 연구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세포 성장이나 발달을 촉진하는 유전자(NRG1)를 활용하면 EGFR 표적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로써 암 치료제의 임상 유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4종의 암과 31명 환자에게서 종양 스페로이드 반응성이 높은 약물이 환자 치료에서도 유의미하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남도현 단장은 "다양한 분야의 많은 연구진의 참여로 창출된 대규모 종양 스페로이드의 유전체-약물반응 분석을 통해 치료적중률을 높임으로써 암환자의 생존기간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부 선도형특성화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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