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공식브리핑 자취 감춰…트럼프 "내가 알아서 한다"
올해 들어 대통령 직접 언론 상대 부쩍 늘어
정책 관련 심도있는 토론 못해
【워싱턴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의 매번 직접 언론을 상대하면서 백악관 공식 브리핑이 사라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를 비롯한 농업지대로 선거지원 유세를 떠나기 전 백악관 남쪽 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2018.10.12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류강훈 기자 = 미국 백악관의 공식 브리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알아서 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라 샌더스 대변인의 입장에서 별로 할 일이 없어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대고 말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트위터를 통해 홍보하고, 스스로 평가도 하고 사진까지도 올린다.
샌더스 대변인이 마지막으로 프레스 브리핑 자리에 선 것은 지난 3일이다. 앞서 18일 연속 쉬다가 가진 브리핑은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인준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가뭄에 콩나듯 갖는 백악관 프레스 브리핑이 없는 날이 많아지고 있고, 그나마 브리핑을 해도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백악관 프레스 브리핑은 TV를 통해 꼭 봐야 하는 것이었다. 대변인과 기자들이 논쟁을 벌일 때에는 시청률도 높았다.
그러나 지난 봄부터 백악관 브리핑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4월1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6개월간 프레스 브리핑 횟수는 31회에 불과하다.
집권 2년차 연도를 기준으로 같은 기간 앞선 정부의 백악관 브리핑을 보면 버락 오바마 정부 때에는 58회, 조지 W. 부시 정부 때에는 52회였다.
백악관 브리핑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NPR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의 브리핑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해 때보다 평균 25% 정도 짧아졌다.
마서 쿠마 정치학자는 "백악관 브라핑은 대중이 볼 때 매우 중요한 포럼인만큼 브리핑이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백악관 공식 브리핑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시각각 알아서 할 말을 다하고 설명까지 곁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주간만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을 두 차례 에어포스원 앞으로 불러 약식 회견을 했고, 폭스뉴스와는 세 차례나 전화 인터뷰를 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할 수 없다는 게 NPR의 지적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마이크 맥커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하루 자신을 위한 대변인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