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英의회, 내달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부결시 다음 단계는?

등록 2018.11.26 10:21:5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브뤼셀=AP/뉴시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25일 유럽연합의 27개국 정상들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30분만에 승인한 뒤 원탁회의장에 나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그 옆에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앉아있다. 메이 총리는 정상회의 동안 옆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2018. 11. 25. 

【브뤼셀=AP/뉴시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25일 유럽연합의 27개국 정상들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30분만에 승인한 뒤 원탁회의장에 나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그 옆에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앉아있다. 메이 총리는 정상회의 동안 옆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2018. 11. 25.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과 영국은 25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EU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영국의 EU 탈퇴조건 등을 다룬 브렉시트 협상을 공식 마무리했다. 하지만 영국 내부에서도 반발이 커 난항이 예상된다.

폴리티코는 25일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문이 야당은 물론 여당인 보수당의 잔류파와 탈퇴파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계는 의회의 합의문 비준 실패 이후의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정확한 날짜는 공포되지 않았으나 관계자들의 전망에 따르면 영국 의회 표결 날짜는 오는 12월 10일 혹은 11일께다.

이날 하원에서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전개될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가지가 꼽힌다. 합의문의 세부 조항을 수정한 개정안 상정, EU와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메이 총리의 후퇴와 조기 총선, 두 번째 국민투표 등이다.

◇브렉시트 '개정안' 상정, 가능할까?

영국 정부는 합의안 부결 시 21일 이내에 향후 계획을 밝히고, 이후 1주일 내에 관련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메이 총리가 나서 합의안을 수정한 뒤 이를 다시 표결에 부칠 가능성이 높다.

영국과 EU가 '미래관계 정치선언' 초안에 합의한 22일,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은 이날 열린 하원 회의에서 메이 총리가 만든 브렉시트 합의안이 일부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이 경우 EU와 영구적인 관세 동맹을 요구하는 노동당의 입김이 들어가는 등 브렉시트가 전혀 다른 국면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정부의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더라도 법안의 변경은 불가피하다.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그림자 내각 장관은 "영국이 협상 없이 EU를 탈퇴할 경우(노딜 브렉시트시)에도 영국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수정된 법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미니크 그리브(보수당) 의원은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이 될 경우 의회는 분명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려 할 것이다"며 개정안 상정의 가능성을 점쳤다.

◇'노딜' 브렉시트 맞게 되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 60~80여명은 강한 반발을 예고하고 나섰다. 스코틀랜드국민당(35명), 자유민주당(12명), 웨일스민족당(4명), 녹색당(1명) 등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주목할 점은 '노동당'이다. 폴리티코는 노동당이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과정에서 특별한 카드를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하원 의원 총 650명 중 하원의장과 부의장 등 투표권이 유예된 이들을 제외하면 639명이 합의문 관련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320표가 넘을 경우 브렉시트 합의는 통과된다.

노동당의 하원 의석 수는 총 257개. 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브렉시트의 향방은 변할 수 있다.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문에 반대하는 것은 '노딜'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표현했음에도 스타머 그림자 내각 장관은 "우리의 과제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한다.

'노딜'을 막기 위한 전선도 구축 중이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제1장관 등은 지난주 의회에서 야당 연합 구축에 열을 올렸다. 그는 "하나로 통일된 길을 만들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노딜을 막겠다는 데 동의한다"며 연합의 목표를 설명했다.

 【런던=AP/뉴시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4월23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흑인청년 스테판 로런스의 25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25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국 보수당은 조기 총선 이후 총리직이 코빈 대표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메이 총리의 불신임 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8.11.26.

【런던=AP/뉴시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4월23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흑인청년 스테판 로런스의 25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25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국 보수당은 조기 총선 이후 총리직이 코빈 대표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메이 총리의 불신임 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8.11.26.



◇메이 총리 후퇴와 조기 총선

사실상 노동당이 가장 선호하는 선택지는 '조기 총선'이다.

스타머(노동당) 그림자 내각 장관은 19일 하원에서 "내각에 대한 불신임 투표야 말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하나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만약 의회에서 합의문에 대한 찬성표가 과반을 넘지 못하고, 이후 기한 내에 새로운 개정안이 만들어 지지 않는다면 조기 총선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보수당'이라는 큰 장애물이 있다.

보수당 의원 몇몇이 메이 총리의 합의문에 반대를 하고 나섰으나, 여전히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서한을 제출한 의원은 25명 내외다. 여기에는 조기 총선으로 총리직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에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보수당 내부의 정치적인 계산이 담겼다. 내각이 새로 꾸려질 경우 보수당 소속의 의원들은 직책을 상실할 가능성도 높다.

데이미언 콜린스 보수당 의원이 21일 TV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의 불신임이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

여론의 힘을 업은 야당이 꿈꾸는 다음 시나리오는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다. 다시 한 번 브렉시트 찬반 여부를 국민에 묻는 것이다.

메이 총리의 합의문이 부결된 이후 의회가 교착 상태에 빠진다면 두 번째 국민투표의 가능성을 더욱 높아진다.

그리브 의원은 보수당 의원들 중에서도 10~15명 가량이 제2 투표 계획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그는 "보수당이 단순히 결정을 내리고 시민들에게 '이것이 우리가 결정한 것이다'며 알리고 싶지 않다"며 국민투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