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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는 환자인식표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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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26 19:15:15  |  수정 2020-02-26 19:25:51
온돌방 다인실서 24시간 생활·인식표 없고 영양↓
신경정신의학회 "환자들 전문치료기관 이송해야"
장애인 단체 "격리수용 중단·긴급구제 명령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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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병원에서 도시락을 나르고 있는 간호사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11명 중 7명이 발생한 경북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의 열악한 진료여건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침상 없는 온돌방, 그것도 4인 이상 다인실에서 생활한 것은 물론 환자 인식표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대응도 느리게 이뤄져, 병원이 사실상 환자들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26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임상위원회는 폐쇄병동으로 운영된 정신병동 환자 103명 중 10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또 사망까지 이어질 만큼 증세가 위중한 이유를 밝혔다.

중앙임상위원회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모두 우선 정신병동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동안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요인으로 꼽았다.

중앙임상위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정신과 보호병동 내에서 발생한 질환 중 호흡기 질환이 가장 많다"며 "스스로 몸을 던져 사망하지 않도록 창문을 열지 못하게 돼 있어 자연 환기가 되지 않고, 공동생활공간에서 24시간 함께 생활하며 식사하며 접촉하다보니 밀접 접촉이 많아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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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대남병원에서 잠을 자고 있는 간호사
정신질환 환자들이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감염이 있을 때 조기 진단 치료가 어렵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중앙임상위원회는 대남병원의 경우 유독 환자의 입원생활 및 치료 여건이 더 열악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임상위 이소희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청도대남병원은 침대도 없이 바닥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생활하는 등 더 열악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 고임석 진료부원장은 "환자 인식표가 제대로 안갖춰져 있어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 구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남병원 입원 확진자 중 사망자들의 예후도 좋지 않았다. 방 센터장은 "사망자 7명은 대개 정신질환과 면역, 영양 상태가 안 좋은 것으로 추측한다"며 "개인 위생 등 음식 식단 영양 섭취가 부족해 기본적으로 영양상태가 불량하고 내부에서 생활하다보니 보행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돼 있어 근육량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대부분 정신과 보호병동이 이렇지는 않으며 병동마다 관리 정도가 차이가 크다"며 "'정신병동 입원하면 저렇게 생활해야 되나'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대남병원의 열악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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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 감염병(코로나 19)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의료진이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의 집단감염 배경과 다수 사망자 발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등을 보여주며"모든 정신병동이 그렇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 센터장,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 고임석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 2020.02.26. chocrystal@newsis.com
많은 수의 정신병원이 온돌방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 감염병을 도리어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정신병원 입원실에서 환자 1명이 사용할 수 있는 바닥면적은 6.3㎡ 이상, 환자 2명 이상이 사용하는 입원실 바닥면적은 환자 1명당 4.3㎡ 이상이기 때문에 온돌방으로 운영해도 법적 문제가 없다.

청도대남병원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15일쯤부터 병원 정신과 입원환자와 그 의료진 등을 중심으로 발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여럿 보이기 시작했다"며 "그 직전에도 한두명이 유사증상을 보였으나, 당시만 해도 증상이 심각하지 않던 상태로 감기 증상과도 구분이 어려워 시간을 두고 주의를 기울이면서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집단감염으로 증세가 시작된 상황에서도 병원측은 방치에 가까운 대처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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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장애인 인권이 없는 차별적인 코로나 대응, 국가인권위원회 긴급구제 기자회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가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정신장애인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2020.02.26.  misocamera@newsis.com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2번째로 사망한 205번째 환자(55세, 여성)은 청도 대남병원에 오랜 기간 입원해 있었으며 처음 발열 증상을 보인 것은 지난 11일이다. 집단 발열증상은 15일쯤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진단검사는 지난 19일 1번째 사망한 104번째 환자(63세 남성)가 폐렴으로 숨진 뒤 이뤄졌다.

청도 대남병원은 지난 22일 감염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건물을 통째로 코호트 격리돼 있다. 환자들과 의료진 등이 아직 내부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병원 관계자들도 방호복 없이 마스크 하나로 버티는 등 여전히 열악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청도 대남병원 직원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대남병원 정신병동이 과연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에 적합한 공간인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환자를 적절한 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도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지금 정신병원과 복지시설에 머무는 장애인들에 대한 격리수용을 중단하고 긴급구제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폐쇄병동이라는 공간에서 과연 정신장애인들의 건강을 위한 환경이 지켜지고 그들이 자신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사망자들을 발생하게 한 청도대남병원 측에 대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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