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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코로나 치료제 후보 물질 깊은 관심…"어느 단계?"

등록 2020.04.09 16:15:38수정 2020.04.09 16: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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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약·구충제·고혈압 약 성분을 치료제로… 약물 재창출 연구 활발

文대통령 "구충제는 코로나와 무관한 것 아닌가…좀 엉뚱한 느낌"

메르스·사스 치료 효능 있단 설명에 "전혀 엉뚱한 얘기는 아닌 듯"

[성남=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시설에서 이홍근 선임연구원에게 화합물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04.09. since1999@newsis.com

[성남=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시설에서 이홍근 선임연구원에게 화합물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04.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기존 천식약과 구충제 속 일부 성분이 효과가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타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이미 시판 중인 의약품 가운데 당초 치료 효과 외에 부수적인 효과를 찾아내는 이른바 '약물 재창출'을 통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마스크 착용으로 국내 연구진들의 치료제·백신 개발을 독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9일 경기도 성남의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산업계·학계·연구소·병원(산·학·연·병) 관계자들과 합동 회의'에 참석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로나19 감염자에게 특화된 치료제와 백신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다면 한국이 진단, 치료, 방역 등 코로나19의 전 과정을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한국형 방역모델'이 완성되는 셈이다. 이러한 목표를 제시하고 국내 연구진들의 개발 역량을 총집결 시킨다는 취지가 이날 회의에 담겼다.

민간 바이오 업체측에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 김훈 SK바이오사이언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참석했다. 연구소 측에서는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김미현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 류층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이 함께했다.

의학계에선 정낙신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성제경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의료계를 대표해선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김성한 서울 아산병원 교수, 염준섭 신촌 세브란스병원 교수,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머리를 맞대 연구 성과를 함께 논의했다.

정부에서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등 관련 부처장들이 참석했다.

[성남=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시설에서 이홍근 선임연구원에게 화합물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04.09. since1999@newsis.com

[성남=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시설에서 이홍근 선임연구원에게 화합물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04.09.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시설을 방문해 약물 재창출의 개념과 이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 효과, 연구 진행단계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지난 2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긴급연구자금을 지원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1500종을 포함한 2500여종의 약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치료 효과 검증 세포실험 실시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코로나19 치료 효능이 있는 복수의 후보 약물을 발굴했고, 이를 토대로 고려대 구로병원은 임상시험을 신청해 식약처의 신속 승인제도를 통해 하루 만에 승인을 받았다. 보통 임상계획 승인에 한 달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행정 소요 기간이 대폭 축소된 셈이다.

류 연구소장은 "약물 재창출은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미국 FDA가 승인한 약물 중에서 약효 탐색 과정을 거쳐서 코로나19의 치료제 가능성이 있는 것을 탐색하자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2월 초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양받은 다음 FDA 승인 약 1500종을 스크리닝을 했고, 약효성이 좋은 24개를 선정했다"며 "불과 약 4주만에 전 과정을 마쳤다"고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약효성이 우수한 24개 의약품 가운데 연구소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천식약에 포함된 '시클레소니드'라는 약물과 구충제 성분의 '니클로사마이드'' 2가지다. 이미 임상연구를 착수했고, 환자에게 투여까지 진행하고 있다.

[성남=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산업계·학계·연구소·병원 합동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4.09. since1999@newsis.com

[성남=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산업계·학계·연구소·병원 합동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4.09. [email protected]

앞서 호주 연구진은 구충약 가운데 '이버멕틴(ivermectin)'이라는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이내에 사멸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국제사회의 눈길을 끈 바 있다.

류 연구소장은 "구충제 특성상 인체에 흡수 안 되는 문제가 있어서 제형을 바꿔야 된다"면서 "그런데 다행스럽게 국내에 있는 C사가 고혈압 치료제 개발 도중에, 또 덴마크 회사는 아토피 약 개발 중에 저희 논문을 보고 코로나(치료제 분야)로 방향을 틀어 같이 일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지금은 임상 1상부터 새로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그 약물 재창출이이라는 방법의 치료제 개발에서는 지금 우리가 상당히 좀 앞서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류 소장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약물 재창출 과정에서의 발생하는 화합물을 별도로 분리 보관하는 설비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하나의 화합물을 단일적으로 검사하기도 하고, 또는 몇 가지의 화합물을 서로 조합해서도 검사하고 그러기도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홍근 선임연구원은 "맞다. 1차적으로는 3,000개의 화합물을 확인하고 다시 거기서 결과가 좋아 보이는 것들만 따로 선별해서 다시 한 번 검증하고, 다시 그 화합물들을 농도를 다르게 해서 다시 한 번 하고, 최소한 3차 이상의 검증 과정을 거쳐야지만 진짜 후보 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시설에서 류왕식 연구소장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약물 재창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04.09since1999@newsis.com

[성남=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시설에서 류왕식 연구소장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약물 재창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지금 (개발까지) 얼마나 다가갔는가"라고 물었고, 이 연구원은 "이번 주부터 임상실험이 가능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준비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답했다.

데이터 분석실로 자리를 옮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항바이러스 치료 약물에 노출됐을 때 변화하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천식약 성분인 시클레소니드는 대한감염학회, 식약처와 협의를 거쳐서 이번 주부터 연구자 임상에 들어갔다. 구충제 성분의 니클로사마이드 약물은 체내 흡수가 잘 안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문 대통령은 "주로 천식약은 본래 항바이러스제니까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것 같은데, 구충제는 그쪽하고는 좀 무관한 거 아닌가"라며 "무언가 좀 엉뚱한 느낌이 좀 든다"고 언급했다.

김승택 연구팀장은 "맞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예전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나,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때 항바이러스 효과를 본 적이 있었다"면서 "(니클로사마이드 약물을) 우리 폐에 전달할 수 있는 제형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지금 관련 논의들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보도에서 본 적이 있는데, 전혀 엉뚱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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