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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정암사 9m 수마노탑, 보물→국보 승격

등록 2020.06.25 10:31:54수정 2020.06.25 13: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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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2068호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보물

[서울=뉴시스]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정면.(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정면.(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문화재청이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국보 제332호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41호 '안동 봉황사 대웅전'을 보물 제2068호로 지정했다. 또 경북 영양에 있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70호 '의성 고운사 연수전'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국보 제332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수마노탑)은 기단에서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모전석탑이다. 석회암 지대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고회암(퇴적암의 일종)으로 제작됐고, 산천비보(쇠퇴한 산천의 기운을 북돋운다) 사상과 사리신앙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다.

특히 탑지석(탑의 건립 이유,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로 탑 안에 넣어 둠)을 비롯한 자료에서 수리기록과 연혁을 알 수 있고,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전체 높이가 9m에 달하는 수마노탑은 국보 제30호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등 신라 시대 이래 모전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균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어 늦어도 고려 시대 이전에 축조된 것을 알 수 있다.

또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기도 하다.
[서울=뉴시스](위)감실과 탑지석 중 일부(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6.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위)감실과 탑지석 중 일부(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6.25 [email protected]

이 탑은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1층 탑신에 감실(작은 불상 등을 모셔둔 곳)을 상징하는 문비(문짝)가 있는데, 그 위로 정교하게 다듬은 모전석재(석재를 벽돌형태로 가공함)를 포개어 쌓았다. 옥개석(석탑의 지붕 역할을 하는 돌)의 낙수면(빗물이 흘러내리는 경사면)과 층급받침(탑의 지붕돌인 옥개석 밑에 층이 져 있는 받침 부분) 단 수를 층별로 일정하게 쌓았다.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을 바라보는 자리에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의 적멸보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이다. 적멸보궁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절, 탑, 암자 등을 의미한다. 

수마노탑이 있는 정암사는 자장율사가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르면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사리)를 받아 귀국한 후 이 사찰을 세웠다.

보물 제2068호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정면 5칸의 격식을 간직한 조선 후기의 불전(불당)이다. 천장의 우물반자에 그려진 오래된 단청과 빗반자의 봉황 그림 등 뛰어난 실내장엄 등이 높게 평가된다.
[서울=뉴시스]안동 봉황사 대웅전 (사진=안동시 제공)2020.06.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안동 봉황사 대웅전 (사진=안동시 제공)2020.06.25 [email protected]

팔작지붕을 하고 있는 이 불전은 조선후기의 3칸 불전에 맞배집(양면으로 경사를 짓는 지붕을 지닌 집)이 유행하던 것과 비교해 돋보이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전면의 배흘림이 강한 기둥도 조선 후기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양식이다. 배흘림기둥은 기둥 하부 1/3 지점이 가장 굵고 밑이나 위로 가면서 점차 가늘게 되는 기둥이다.

17세기 말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후 여러 차례의 수리를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공포부(전통목조 건축의 몸통 위에서 처마지붕을 받치는 구조물)를 비롯한 세부는 19세기 말에 이루어진 수리 흔적을 담고 있으며, 전면과 옆면, 뒷면 공포가 서로 달리하고 있는 것은 조선 말기 어려웠던 안동지역 불교계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대웅전의 외부 단청은 근래에 채색됐지만, 내부 단청은 17~18세기 재건 당시의 상태를 온전하게 잘 보존하고 있다. 내부 우물반자에 그려진 용·금박으로 정교하고 도드라지게 그려진 연화당초문(연꽃과 넝쿨을 도안화한 무늬를 그린 단청 문양) 등이 17~18세기 단청의 전형을 보인다.

전면의 빗반자에 그려진 봉황은 연꽃을 입에 물고 구름 사이를 노니는 모습으로, 봉황사라는 사찰의 유래와도 관련된 독특한 것으로 평가된다. 빗반자는 경사 위에 세운 반자를 뜻하는데, 반자는 방 마루 천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구조물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의성 고운사 연수전'은 경북 의성군에 있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70호다. 규모가 작지만 황실 건축의 격에 어울리는 격식과 기법, 장식을 가지고 있는 수준 높은 건축물이고 그 기능과 건축 형식의 면에서 다른 예를 찾아보기 힘든 귀중한 사례로 평가된다.
[서울=뉴시스]의성 고운사 연수전(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6.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의성 고운사 연수전(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6.25 [email protected]

연수전은 사찰중심공간에 인접하여 자리하고 있는데, 1902년 고종의 기로소 입소를 기념해 1904년에 세운 기로소 원당이다. 고운사 내에 있던 영조의 기로소 봉안각의 전례를 따라 세워진 대한제국기의 황실 기념 건축물이다.

기로소는 70세 이상의 정2품 이상의 문관을 우대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다. 국왕의 경우 60세를 넘으면 기로소에 입소하는데 조선시대에 걸쳐 기로소에 입소한 왕은 태조, 숙종, 영조, 고종 등 4명이다.

고운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의성 고운사 연수전'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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