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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종 전셋값 1억 뛰고, 반전세 돌리고···‘전세 난민’ 전락

등록 2020.07.27 14: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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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상한제’ 시행 전 가격 올리고 보자는 심리도 ‘한몫’

회사원 연봉에 2배 넘는 금액 요구에 “세종 떠날 수 밖에”

부동산업계 “만약 수도 이전 진전 없다면, 이후 상황 모른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22일 오후 세종시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아파트 매물을 문의하는 시민과 중개업소 관계자가 세종시 지도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그동안 나왔던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도 5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했다. 2020.07.2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22일 오후 세종시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아파트 매물을 문의하는 시민과 중개업소 관계자가 세종시 지도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그동안 나왔던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도 5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했다. 2020.07.2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수도 천도론 호재를 맞은 세종시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폭등 장 속에 최근 덩달아 전셋값도 치솟고 있다.

특히 9월 이사 철을 앞둔 시점에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인근 지역으로 도피성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때문에 인근 지역인 공주 아파트 가격마저 급등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7월 셋째 주 발표한 ‘규제 지역 주간 아파트 전셋값 동향’을 보면 세종시는 전주(7월 13일) 대비 0.99% 또 올랐다. 2020년 14주차 기준 누적으로 본다면 13.88%나 올랐다.

지난 한 달 동안 세종시 전셋값 상승 추위를 보면, 6월 15일 0.69%, 22일 0.65%, 29일 0.81%, 7월 6일 1.31%, 13일 1.36%, 20일 0.99%로 6주째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는 1억 5000만원 짜리 84㎡ 전세 아파트일 경우 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누적 평균(13.88%)을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2000만원 오른 셈이다.

그러나 세종 신도심 지역 내 현장 아파트 전세 시장은 가을 이사 철을 앞두고 감정원 발표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소위 부르는 것이 값이며, 돈이 없으면 나가라는 형국이다.

특히 이런 전셋값의 가파른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정부와 국회가 마련 중인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전 미리 보증금을 올려놓으려는 심리도 한 몫 하고 있다.

‘전월세상한제’는 전·월세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를 이전 보증금의 5%를 초과해 올릴 수 없게 하는 법이다.

실제 세종시 종촌동 가재마을 한 아파트는 84㎡ 경우 2년 전 계약 당시, 1억 4000만원이던 전셋값이 2억 2000만원으로 8000만원(57.14%) 오르며 폭등 수준이다.

또 인근 세종시 아름동 같은 규모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며, 어진동 한 아파트는 최근 집주인 요구로 전셋값을 어쩔 수 없이 1억이나 올려줬다. 수도 천도론 호재까지 겹쳐 세종시 신도심 모든 지역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세 세입자는 갈 곳이 없는 상황이다.
[세종=뉴시스]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셋째 주 전국 17개 시도 전세값 현황(자료=한국감정원)

[세종=뉴시스]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셋째 주 전국 17개 시도 전세값 현황(자료=한국감정원)

전세 세입자 A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8000만원을 더 올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집주인에게 한 번에 너무 많이 올리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아들이 들어 와야 하니 올려 줄 수 없으면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파트 매매 뿐만 아니라 전세 시장이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이’ 자고 일어나면 뛰는 형국이다”라며 “세종시 (신도심)전 지역이 같은 상황이라 이사를 가도 똑같아 전세 난민이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B씨 상황도 마찬가지다. B씨는 “집주인으로부터 일주일 전 연봉의 두 배가 넘는 가격에 해당하는 전셋값 1억원 올려달라고 연락을 받았다”며 “세종시 신도심 모든 아파트 전셋값이 ‘담합’이라도 한 듯이 동시에 올라 이사를 해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며 푸념했다.

또 “아이들의 잦은 전학 등 이유로 반전세로 계약을 변경하던지, 정 안되면 공주나 조치원으로 이사를 할 처지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실제 한국감정원이 지난 셋째 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충남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충남 공주시(0.96%)다. 공교롭게도 공주시는 세종시와 20분 거리로 가깝다.

공인중개사 C씨는 “지금까지 규제지역으로 묶여온 세종시 신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매매·전세 시장의 가격 폭등은 이례적이며, 수도 이전론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들썩이며 매물로 내놓았던 아파트도 거둬들이는 상황에서 가격이 오르는 만큼 전세도 동반 상승하고 있지만, 만약 수도 이전에 진전이 없다면 이후 상황은 장담할 수 없는 리스크(risk)도 동시에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세종시 주택값 상승세는 더는 개발할 부지가 없어 발생하는 수도권 급등세 현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라며 “현재 상태가 계속된다면, 개발속도가 느린 4·5·6 생활권 개발을 조기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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