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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가리 마지막 장편소설 '노르망디의 연' 출간

등록 2020.09.17 17: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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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노르망디의 연'. (사진 = 마음산책 제공) 2020.09.17.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노르망디의 연'. (사진 = 마음산책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유일무이하게 두 번 받은 작가 로맹 가리의 마지막 장편소설 '노르망디의 연'이 출간됐다.

2차 세계대전의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섞인 팩션 소설이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소년 뤼도의 성장과 첫사랑 릴라를 중심이다. 1차 세계대전부터 뮌헨 회담, 독일의 폴란드 침공과 프랑스 공방전, 노르망디 상륙작전까지 굵직한 역사적 사실들을 골격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작가가 풀어내는 등장인물의 이야기는 전쟁이란 처참한 현실에서도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때로는 죽음까지도 감수하는 저항을 담고 있다.

제목과 소설에 등장하는 '연'은 인간을 가리킨다. 연이 하늘에 떠 있지만 땅에 줄로 매여 있는 것처럼 현실 속에선 불가능한 이상을 놓지 않고 꿈꾸는 인간과 흡사하다.

작가는 '뤼도'라는 소년에 섬세한 감수성과 유머를 듬뿍 담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처지의 등장인물들이 얽히고설키는 전개는 몰입감을 가져다준다.

실제 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겪었던 작가는 소설의 결말 부분에서 전쟁이 남긴 또 다른 상흔에 주목한다. 프랑스 해방 후 나치 부역자로 오해받고 노르망디 사람들에게 학대당하는 릴라의 모습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인간의 야만성을 경고하기도 한다.

작가는 전쟁이라는 상황을 배경으로 폭력과 비굴, 우애와 사랑, 억압과 저항을 표출한다. 평화로울 때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드러나는 하나의 계기로 다룬다. 인간에게는 내면의 최악과 최선이 표출되는 기회로 작용한다.

소설을 옮긴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 백선희씨는 "로맹 가리에게 상상과 기억은 현실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갖춰야 할 최고의 무기다. 그는 우리가 상상력을 잃는 순간 '네 발로 기게'되며, 문명이란 상상력을 동원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의 목을 계속해서 비트는' 일이고, 사랑할 때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소개했다. 432쪽, 마음산책, 1만45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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