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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장애아 폭행 교사에 정직 6개월' 논란…인권위 진정

등록 2020.11.05 14: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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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 장애아동 어린이집서 상습 학대

"보육교사, 한 달 걸쳐 130여대 때려" 주장

피해 아동, 뇌병변장애 2급 앓아 말도 못해

사천시청, 담당교사 등에 '정직 6개월' 그쳐

모친 "아이들 학대·방치…인권위가 조사해야"

[서울=뉴시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어린이집이 제공한 폐쇄회로(CC)TV 영상. 해당 영상에는 한 보육교사가 밥 먹기를 거부하면서 고개를 돌리는 아이의 입 안에 음식을 억지로 밀어넣고, 손등을 수차례 내려치는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2020.10.28. (사진 = CCTV 영상 갈무리)

[서울=뉴시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어린이집이 제공한 폐쇄회로(CC)TV 영상. 해당 영상에는 한 보육교사가 밥 먹기를 거부하면서 고개를 돌리는 아이의 입 안에 음식을 억지로 밀어넣고, 손등을 수차례 내려치는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2020.10.28. (사진 = CCTV 영상 갈무리)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경남 사천시가 말 못하는 장애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 등에게 자격정지 6개월 징계 처분을 내린 가운데, 피해 아동 측 모친이 '학대 사건 재조사'와 '징계 재검토 권고' 등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접수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날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피해 아동 A(5)군의 모친 B씨는 지난 3일 경남 사천시청 등을 상대로 하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접수했다.

B씨는 진정서에서 "해당 어린이집은 전체적으로 장애아동들의 인권을 무시한 채 보육교사들 모두가 아이들을 비인간적으로 학대하고 방치하고 있다"며 "한 달 사이 아동학대와 방치 등으로 정직된 교사가 2명이 나왔음에도 사천시청은 개별 교사의 문제로 치부하면서 자격정지 6개월 행정처분에 그쳤다"고 했다.

B씨는 "사천시청의 꼬리자르기식 행정처리가 앞으로 이 어린이집에 다닐 모든 장애아동들을 '예비 학대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며 "사천시부터 각성해야 한다. 인권위에서 제대로 조사해 실태를 밝히고 징계 처분 개정을 권고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인권위는 진정에 대한 정식 접수 절차 완료 이후 피해자 특정 여부 등 조건들이 충족되면 담당 조사관 배정 등 과정을 거친 뒤 본격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사천시청은 장애아동들을 학대한 혐의 등을 받는 경남 사천 어린이집의 원장 및 담당 보육교사에게 최근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보육교사는 뇌병변장애 2급을 앓아 말을 하지 못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A군을 약 한 달 동안 130여대를 때린 혐의를, 원장은 이를 알면서도 방관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뉴시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장애 전담 어린이집에 다니는 A(5)군의 머리에 난 상처. A군의 모친 B씨는 지난 9월15일 이같은 상처를 발견하고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청했다. 2020.10.28. (사진 = B씨 제공)

[서울=뉴시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장애 전담 어린이집에 다니는 A(5)군의 머리에 난 상처. A군의 모친 B씨는 지난 9월15일 이같은 상처를 발견하고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청했다. 2020.10.28. (사진 = B씨 제공)

이 보육교사는 지난 8월10일부터 9월15일까지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A군의 머리를 주먹과 컵으로 때리는 등 상습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A군의 머리에서 상처를 발견한 B씨는 어린이집 측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청했고, 이후 영상을 통해 상습 학대 정황을 의심해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수사 착수 이후 CCTV 영상을 더 자세히 확인한 B씨는 "영상을 통해 확인된 학대 횟수만 10여건에 때린 횟수는 130여대"라며 "함께 영상을 확인한 변호사도 때린 횟수를 세다 세다 결국 다 못 적었다. 나중에는 '수차례'와 '수십차례'를 같이 썼다"고 했다.

이어 "특히 언어치료실에서는 주먹으로 아이의 머리를 7번 때리고, 컵으로 3번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하는 장면이 기록됐다"며 "아이를 많이 때릴 경우 한 번에 20번 넘게 때린 영상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B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보육교사 등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학대 실상을 알리고 엄벌을 요청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기준 1만6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B씨는 '경남 사천 장애어린이집의 잔혹한 학대'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통해 "제 아이가 경남 사천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5개월을 보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으로 아이 머리를 수차례 때리다가 분이 안 풀려 컵 모서리로 아이 머리를 내려찍는데, 아이는 두려움에 벌벌 떨며 그 악마의 지시에 따른다"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악마같은 선생과, 이를 다 알고도 묵인한 원장 등이 강력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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