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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로 시작된' 한빛 5호기 원자로 부실용접, 수사로 번지나

등록 2020.11.22 16: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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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원자로 헤드 관통관 3곳 용접 오류 확인…전수조사 중

균열에 강한 알로이690 대신 스테인리스 용접봉 만 사용

현장조치 미루고 정비 마친 후 부실시공 제보에 의혹 확산

전남 영광군 홍농읍에 소재한 한빛원전 전경. (사진=뉴시스DB)

전남 영광군 홍농읍에 소재한 한빛원전 전경.  (사진=뉴시스DB) 


[영광=뉴시스] 이창우 기자 =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전남 영광 한빛원전 5호기(가압경수로형·100만㎾급)의 원자로 헤드 관통관을 둘러싼 부실용접 시공 의혹 제보가 일부 사실로 확인되자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검찰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부실시공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헤드 관통관'은 원자로 제어봉을 삽입하는 통로이며 핵분열을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22일 한빛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원안위는 원자로 헤드 관통관 84개 중 총 3곳이 규격에 맞지 않게 용접된 사실을 확인하고 나머지 관통관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실 용접 부위는 한수원이 앞서 밝힌 69번에 이어 원안위가 최근 조사에서 확인한 '39·67번'까지 포함해 총 3곳으로 늘었다.

원안위는 절차 위반, 관리·감독 소홀 등 위법 사항을 확인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원안위 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의 관통관 3곳은 '알로이(Alloy)690 용접봉' 대신 규격에 맞지 않은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 용접한 것으로 밝혀졌다.

쟁점이 되고 있는 '알로이690 용접봉'은 인코넬합금 성분으로 이뤄졌다. 이 재질은 내부식성과 고온에서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발휘해 원전의 장기간 운전 후 발생하는 응력부식에 의한 균열 손상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부실시공 논란에서 수사 의뢰로 치닫고 있는 관통관 용접부위 계획예방 정비는 국내 유일의 원자로 헤드 제작 기술을 보유한 A사가 맡아 진행했다.

시방서에 따르면 원자로 헤드와 관통관이 만나는 접합 부위는 스테인리스 용접봉으로 먼저 3바퀴를 용접해야 한다. 이후 내구성 강화를 위해 '알로이690 용접봉'으로 16~21바퀴를 용접해 1층을 완성한 후 이러한 작업을 3~4번 반복해서 겹겹의 층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39·67·69번 관통관 용접부위는 스테인리스 용접봉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용접부위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는 용접 과정에 밝은 현장 작업자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타 회사 사업장의 정비 업무를 하면서 부실시공 사실을 확인했으면 그 즉시 감독관에게 알리고 조치를 하도록 했어야 맞는데 왜 정비가 완료된 이후 이를 제보 형태로 폭로해 일파만파 논란을 일으키는지 의문이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한빛 5호기는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지난달 6일부터 가동에 들어갔지만 20일 만인 같은 달 26일 새로 교체한 증기발생기에서 고수위 문제로 원자로가 자동정지하는 문제가 발생해 가동을 멈췄다.

이어 지난 2일 원자로 헤드 관통관 용접봉 사용 오류 등의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후 5시부로 원자로를 완전히 냉각시켰다.

한빛원자력본부는 "지역민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이번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공식 조사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지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후속조치 마련과 발전소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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