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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제 역할 못하면 병상대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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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2-03 12:00:00
공공의료기관 병상 8.9% 불과…2주일 못버텨
"의료 체계 보완 없다면 4차·5차 유행 올 것"
"코로나19, 민간보다 공공이 담당해야 효율적"
환자 후송 체계, 정부 콘트롤타워 역할도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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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군의무사령부는 오는 9일 국군수도병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 및 일반환자 진료를 위한 감염병 전담치료 병상을 개소한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국군외상센터 내 감염병 전담치료 병상(4인 병실)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2020.09.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인한 병상 부족 사태는 우리나라의 열악한 공공의료 체계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감염병이 유행할 때 치료를 주도하는 것은 공공 병원이지만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인프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 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은 5.7%으로 OECD 평균 52.4%의 10분의 1 수준이다. 병상 수 기준으로도 8.9%에 불과하다.  

이같은 공공의료 인프라의 부족은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감염병 유행시 취약성을 드러낼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의료 체계로는 인구 규모 0.5%의 대규모 감염 사태는 물론이고 일일 환자 500~1000명 이상의 중소규모 감염 확산에도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코로나19 대응 5단계는 전국에 동원 가능한 중환자실 210병상을 기준으로 책정된 것인데 환자가 수백명 규모로 발생할 경우에도 의료 시스템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2주일 정도에 불과하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2일 기준으로 전국에 입원 가능한 중증 환자 전담 치료 병상은 44개에 불과하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입원 가능한 중증 환자 전담 병상은 한 달 전에 비해 25% 이상 감소했다. 부산, 충북, 충남, 전북, 경남 등의 지역에서는 병상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는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 "전체의 2%만 중환자가 발생한다고 해도 일일 환자가 1000명이면 20명, 500명이면 10명씩 중환자가 나온다"며 "일주일이면 중환자실이 다 찰 수 있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추경이 3~4번이 되고 있는데 의료체계를 개선하는 부분에 2000억~3000억원만 투입됐다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6개월이면 (중환자실 근무 인력을) 어느 정도 교육시킬 수 있었는데 골든타임을 놓쳤다. 지금이라도 의료 체계 보충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백신이 나올 때까지 4차 유행, 5차 유행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감염병 유행 사태가 언제라도 재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공공의료의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는 "유럽처럼 1만명에 1명의 중환자가 발생한다면 (우리나라도) 5000명 정도의 중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며 "하지만 음압병동을 갖춘 중환자시설은 공공과 민간을 모두 합쳐도 2000병상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부문은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약하다"며 "정부가 공공의료를 강화한다면 최소한 감염병상 등의 확충 방안이 나왔어야 했다. 이것을 바꾸지 않고 공공의료를 강화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홍성진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민간병원에 환자를 흩어놓고 의료 인력이 진료하는 것보다는 환자와 전문인력을 한군데로 모아서 같이 치료한다면 진료의 효율이 올라갈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내년까지 계속된다고 보면 코로나19 중환자 전담병원을 만드는게 지금으로서는 비용 대비 효율적인 대책이 아닌가 싶다"고 제안했다.

홍 교수는 "중환자실 병상을 늘리려면 인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볼|때 주요 인력을 교육해야 하는데 중환자 전담병원 운영하면 지원한 의료 인력들이 경험을 쌓고 훈련이 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확산 방지와 예방의 '콘트롤타워'로서의 공공의료의 역할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1988년 의료 전달 체계를 만들었지만 환자 후송 체계가 제대로 정립이 안됐다"며 "95%가 민간병원이다보니 의료기관간 역할 분담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개인병원이 환자를 보는 것에 국가가 어떤 지침을 주고 환자를 옮기라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이 질환의 특성상 집중화가 필요하고, 정부가 치료비의 많은 부분을 대 주고 있기 때문에 리더십을 발휘해 환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는 "1차 방어선이 되는 지역사회에서의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나라 1차 의료의 현실을 보면 환자 치료 중심의 진료 패턴을 갖고 있고 지역사회 대응에 대한 기본적인 체계가 없다"며 "누가 리스크가 큰지 파악하고 대응을 해야하는데 시스템이 없어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예방적 대응이나 만성질환 관리, 주치의 관리 등은 국가가 개원의들에게 무엇을 줬을 때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1차 의료 기관에 장비나 인프라를 제공하고 개원의사들에게 서비스를 하라고 할 수는 있지만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책임만 부여할 수는 없다"며 "이번 사태를 1차 의료가 정비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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