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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간식·아이패드에 파이팅'…마음으로 전하는 수능 응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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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2-03 09:28:23
코로나19로 바뀐 수능 아침 풍경
추위 속에서 차분한 응원 이어져
부모·담임교사, 한 마음으로 응원
확진자·자가격리자 '0명', 울산이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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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울산 남구 학성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수시합격한 고3 학생들이 수능을 치르는 친구들을 응원하기 위해 초콜릿과 과자를 준비했다. 2020.12.03gorgeouskoo@newsis.com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긴장하지 말고 너의 능력을 보여줘" "수능 대박"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날인 3일 오전 7시 50분 울산시 남구 학성고등학교 정문 앞.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시간전부터 수험생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었다.

이날 수능을 치르는 친구들을 응원하기 위해 같은 반 학생들은 피켓 대신 아이패드에 적힌 응원 문구를 들어 보이며 입실하는 친구들을 향해 열심히 흔들었다. 대신 구호는 없었다.   

학성고 3학년 4반 천완규, 방현준군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정문 앞에 서서 같은 반 친구들을 기다렸다. 패딩 호주머니에는 직접 준비한 초콜릿과 초코과자 간식이 한가득이었다.

이들은 수시 합격생이다. 천 군은 울산과학대 화학공학과, 방 군은 대경대 자동차학과에 최종 합격했다.

천 군은 “우리 반 친구들을 응원하려고 나왔다”며 “코로나 때문에 시끌벅적한 응원은 못하지만 그래도 꼭 얼굴을 보고 마음으로나마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같은 반 친구 박근도군이 보이자 반가운 얼굴과 함께 호주머니에서 꺼낸 간식을 슬그머니 손에 쥐어주며 어깨를 한번 툭 두드렸다. 박 군도 얼굴에 미소를 보인채 시험실로 들어갔다. 이들의 응원 방식은 조용하지만 강했다. 

방현준 군은 “친구들이 긴장하지 말고 평소 하던대로 차분하게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성고 옆 신정고에도 몇몇 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수험생을 조용히 응원했다. 지나가는 친구를 보며 손을 흔드는 것으로 응원을 대신했다. 핫팩을 슬그머니 내미는 친구들도 있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매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로 입실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시험장 앞 응원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매년 응원전이 펼쳐지던 울산여고도 이날 만큼은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그래도 부모님의 "힘내" 한마디에 수험생들 발걸음이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다.

매년 학생들을 응원하던 선생님들 모습도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수능대박' 문구가 적힌 응원 피켓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울산여고 배움터지킴이가 수험생 한명 한명에게 "화이팅"을 건냈다.

울산여고 배움터지킴이 하태조(75)씨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응원하러 오는 후배들이나 선생님들이 없을 것 같아 일부러 일찍 학교에 와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며 "열띤 응원은 아니지만, 화이팅 한마디가 수험생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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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울산시교육청 제28지구 제23시험장인 울산여자고등학교에서 학부모가  고사장에 들어가는 자녀의 뒤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2020.12.03. bbs@newsis.com


학부모들은 수험생인 자녀들을 응원하면서도 더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자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봤다. 고사장의 출입문이 닫힐때에도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며 기도를 하기도 했다.

학성고 수험생 학부모 임미경(50)씨는 "첫째가 수험생이라 처음 겪는 수능에 나도 떨린다"며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 침착하게 시험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속에서 입시를 지도한 교사들의 마음도 학부모의 마음과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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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울산시교육청 제28지구 제23시험장인 울산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12.03. bbs@newsis.com

강혜정 학성고 3학년 부장 교사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온라인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 어느때 보다 입시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래도 학생들이 잘 따라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긴장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험에 임하면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약사고를 방문한 노옥희 교육감은 정문 앞에서 일일이 수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울산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1만 71명의 수험생 중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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