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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이종필 징역 15년 구형…검찰 "서로 책임전가"(종합)

등록 2020.12.28 21: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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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무역 펀드 부실 알리지 않은 혐의로

검찰은 "자본시장 건전한 책임 저버렸다"

"그 책임을 신한금투 등에 각각 전가해"

원종준 10년, 마케팅본부장은 7년 구형해

변호인은 "신한금투 지배하에 운용" 주장

이종필은 "금융권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14.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1조6000억원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이종필 전 부사장과 원종준 대표에게 검찰이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저해한 초유의 사안"이라며 10년 이상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 심리로 진행된 라임 경영진에 대한 특경법 위반(사기)·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30억원을 구형했다. 14억4000여만원의 추징 명령도 요청했다. 원 대표에게도 징역 10년의 중형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들과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모 라임 마케팅본부장에게도 징역 7년의 벌금 3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본건은 피고인들이 투자 자산의 부실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환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허위 내용으로 라임 펀드를 홍보함으로써 적극적으로 투자자들을 기망한 것"이라며 "투자자를 보호할 책임을 저버리고 자본시장의 공정성·신뢰성을 크게 저해한 초유의 사안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사장은 그 책임을 신한금융투자(신금투)에, 원 대표와 이 본부장은 이 전 부사장에게 각각 전가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피해자 입장에서 누가 어떤 역할 하고 어떤 책임을 다하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로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의 구형에 변호인은 즉각 반발했다. 이 전 부사장 측은 문제가 된 해외무역금융펀드가 신금투 요청으로 만들어진 'OEM 펀드'라면서, 라임은 신금투 지배하에 무역금융펀드를 운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에 대한 사기 여부는, 신금투 등 판매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게 라임에 기망당했기 때문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는 원종준(왼쪽) 라임자산운용 대표와 이 모 마케팅본부장이 지난 7월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7.1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는 원종준(왼쪽) 라임자산운용 대표와 이 모 마케팅본부장이 지난 7월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7.14.  [email protected]

이 전 부사장도 발언에 나서 본인에게 적용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무역금융펀드는 금융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금투가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하며 "무역금융펀드는 라임의 총 매출의 4~5%밖에 안 되지만, 손실이 확정되면 고객들에게 40~50% 손실이 간다"며 "어떻게 바로 포기하느냐, 일단 시도는 해봐야 했다"고 말했다.

반면 원 대표는 "대표이사가 수백 가지 펀드에 들어가는 수천 가지 자산에 개별적 문제를 파악하긴 어렵다"면서 "업계에서 이미 스타플레이어였던 이 전 부사장을 믿고 운용 맡기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해, 운용총괄까지 넘겼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런데 2019년 6월부터 이 전 부사장 관련 뉴스가 나왔고, 이후 도주까지 해버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고객 피해 최소화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들이 투자자들에게 해외무역 펀드 부실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기존 펀드의 환매 자금으로 사용할 의도였음에도 마치 해외무역 펀드에 직접 투자할 것처럼 속여 총 2000억원 상당의 라임 무역금융 펀드 18개를 설정해 판매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부사장은 수재 등 혐의도 받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에 라임 자금 300억원을 투자해 준 대가로 명품시계, 명품가방, 고급 외제차 제공 및 전환사채 매수청구권 등 14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리드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했다가 지난 4월23일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이 전 부사장은 자신과 함께 라임 사태 핵심으로 꼽히는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함께 은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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