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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女스키대표 감독, 남편 반대로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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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2-21 10:30:14  |  수정 2021-02-21 10:36:15
샤리아 율법, '남성의 여성 보호' 규정
"꿈 산산조각났다" 이란 국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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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편의 반대로 셰계 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한 해외여행이 좌절된 이란 여자 스키선수단의 사미라 자르가리 감독(37). <사진 출처 : 도이체벨레> 2021.2.21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이란 여자 알파인스키 대표팀 감독 사미라 자르가리(37)는 지난 17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리는 세계 알파인스키 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테헤란 공항을 떠나기 직전 항공기 탑승을 저지당했다. 이란 선수단은 결국 감독 없이 이탈리아로 향했다. 도이체 벨레는 자르가리의 비행기 탑승이 금지된 것은 그녀의 남편이 이란 법에 따라 아내의 출국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이란 스키 선수 포루 압바시는 18일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우리뿐 아니라 이란의 모든 여성들은 이런 일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노력하고 있다. 여성들이 이러한 규칙들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남성의 보호없는 여성의 단독 여행을 금지하는 것처럼 이란 역시 종교율법 샤리아에 따라 남성이 여성을 보호하도록 하고 있다. 여성의 여권 신청 여부는 남편이 결정하며 남편의 허락이 있어야만 해외 출국이 가능하다.

자르가리의 남편이 그녀의 여행을 막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것은 이란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한 소셜미디어 댓글은 "자르가리의 꿈이 산산조각났다"고 비난했다.

남편의 여행 금지로 이란 여성들이 중요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것은 자르가리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닐루파 아르달란이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 선수권대회에 참가하려다 공항에서 남편의 반대로 참가가 좌절됐다. 당시 아르달란의 남편은 아내에게 이혼할 경우 위자료 지급을 포기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해외여행을 허용할 수 없다고 협박했고 그녀는 이를 거부했다.

이란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우리는 이란 여성들에게 현행법상 여성의 권리에 대해 교육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란 인권기자위원회의 시바 나자르 아하리는 "결혼 전 협정을 통해 여성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결혼 전 이혼할 권리라든가 자유로운 해외여행 등을 결혼 조건으로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란의 많은 여성들, 학자나 성공한 스포츠 여성들조차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란에서 여성의 권리를 알리려는 운동가들은 누구나 자유를 잃을 위험이 있다. 사회학자 나즈메 바헤디와 변호사 호다 아미드는 2019년 여성들에게 그들의 법적 권리와 선택권을 알리는 워크숍을 조직했다가 체포돼 2020년 각각 징역 7년과 8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던 중 2020년 12월, 이들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 맞서 적대적인 미국 정부와 여성 및 가족 문제에 협력했다"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아미드와 바헤디는 각각 징역 8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 이란 항소법원은 자르가리 감독의 출국 좌절에 대한 분노가 한창이던 지난 17일 이들에 대한 판결을 확정지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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