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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원완철 "118년만에 '소금산조' 만든 건 후배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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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17 06:00:00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
돈화문국악당 '산조대전'서 22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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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원완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이 국악기 소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서울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진행 중인 시리즈 공연 '산조대전'에서 오는 22일 '소금산조'를 연주한다.(사진=서울돈화문국악당 제공)2021.04.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산조'는 국악의 한 장르로, 민속(음)악에 속하는 기악 독주곡이다. 흩을 산(散), 고를 조(調)를 붙여 '흩어진 가락' 혹은 '허튼가락'이라 일컬어진다. 흩어진 가락을 장단에 맞추어 짠 모음곡 형식으로 장구 반주자(고수)를 곁에 두고 연주자 혼자 장시간 연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거문고산조'와 '가야금산조 및 병창', '대금산조'가 각각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제23호·제45호로 지정돼 전승, 보존되고 있을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판소리에서 파생된 장르인 산조는 김창조가 조선 고종 때인 1883년에 가야금산조를 처음 만든 것을 효시로 한다. 물론 오늘날과 같은 틀이 잡히기 전의 유사한 산조는 김창조 이전에도 있었다.

거문고 산조는 1896년 백낙준에 의해 처음 연주됐다. 이후 대금산조, 해금산조, 피리산조, 아쟁산조 등으로 발전했다.

대금산조는 박종기, 해금산조는 지용구, 피리산조는 최응래, 아쟁산조는 한일섭이 가장 오래된 명인으로 꼽힌다.  

원완철(47)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은 2014년에 산조가 틀을 잡은 지 118년 만에 '소금산조'를 새롭게 선보였다.

서울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진행 중인 '산조대전'에 오는 22일 연주자로 나선다.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그를 만나 '소금 산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산조란 인생 같아요. 느린 장단부터 시작해서 빠르게 이후 자진모리라는 (빠른) 장단까지 이어지죠. 어떤 산조든 시작은 느리게 시작해요. 사람이 걸음마부터 시작하는 것과 비유할 수 있죠. 마지막에는 절정, 자진모리라는 빠른 속도로 가죠. 이후 인생을 정리하듯 곡이 끝나요."

산조는 3~6개의 장단 구성에 의한 악장으로 구분되는데, 원완철이 언급한대로 처음에는 느린 진양조로 시작해 점차 빠른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 등으로 진행된다.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 4개의 장단 구성이 기본이라 할 수 있지만,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다.

산조의 종류에 따라 엇모리·굿거리·휘모리·단모리 등의 장단이 삽입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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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원완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47)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진행 중인 '산조대전'에 22일 연주자로 나선다. 2021.04.16. park7691@newsis.com

산조의 가장 큰 매력은 개인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조 공연자는 자신의 수련 시간을 고스란히 연주에 녹여 표현한다.

원완철은 "산조는 가장 자기 주관적이다.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이다. 나훈아, 이미지 같은 사람들의 노래를 다른 후배 가수가 부르면 다른 매력이 나오지 않나. 그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산조를 만든 연주자에 따라 유파들이 있지만,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연주가 달라진다. 개인적인 취향대로 연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산조가 즉흥성이 가미된 음악이기 때문이다. 연주를 하면서 관객의 반응이 좋으면 연주를 더 길게하기도 한다. 애드리브 부분에서는 분위기에 따라 이런 매력을 더 발산할 수 있다. 궁중음악, 정악은 이런 즉흥성이나 주관적 해석의 여지가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산조는 판소리에서 파생된 장르인 만큼 판소리가 발생한 전라도에서 가장 성행했고, 충청도·경기도 남부의 민속악인들도 연주했다. 이는 과거 산조 연주자들 대부분이 이 지역에서 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조 역시 이들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추정된다.

원완철의 집안도 전라도 담양을 본거지로 한다. 원완철은 국악 중 특히 '민속악'에 매우 익숙한 인물이다. 국악은 크게 민속악과 정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민속악은 토속적이고 자생적으로 자연 발생한 민간 음악이다. 이에 반해 '아악'이라고도 불리는 정악은 궁중음악과 민간 상류사회에서 즐기던 음악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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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원완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47)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진행 중인 '산조대전'에 22일 연주자로 나선다. 2021.04.16. park7691@newsis.com

원완철의 조부인 원광준은 대금과 단소를 불었고, 작은 할아버지인 원광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 산조 예능보유자다. 원완철은 일찍부터 부친인 '원장현루 대금산조' 창시자 원장현의 대금소리를 듣고 자랐다. 또 어머니, 동생, 부인 역시 내로라하는 국악인이다.

소금산조는 2014년 그가 원완철류 소금산조를 만들기 전까지 118년 이나 존재하지 않았다.

'연주의 어려움' 때문이다. 그는 "대금은 관이 커서 편하게 불 수 있다. 하지만 소금은 관이 작다 보니 기교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정악과 달리 산조로 연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산조는 꺾고, 흘리고, 흔들고 해야 한다. 작은 악기로는 이런 걸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소금산조를 만든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소금산조를 최초로 선보인 이유를 묻자, "후배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금이 이제 꽤 대중화됐는데 산조가 없다는 게 아쉬웠어요. 또 한편으로는 소금이라는 악기가 감초(보조) 역할로만 쓰이기 때문에 대학에서 전공이 많이 폐지되는 추세더라구요. 여기에 소금만 전공으로 하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산조 같은게 없으니, 많은 애로 사항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게 너무 안타까워서 후배들을 위해 소금산조를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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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진행 중인 시리즈 공연 '산조대전'에서 대금 연주를 하고 있는 원완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사진=서울돈화문국악당 제공)2021.04.16 photo@newsis.com


윤중강 음악평론가는 원완철에 대해 "산조는 계면조, 우조, 경조와 같은 다양한 조를 구사하는데 비교적 높고 좁은 음역대를 갖고 있는 소금은 악기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원완철은 선입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사 소금산조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평론가는 원완철 음악의 특징으로 '호연지기', '생기발랄', '말랑함', '고집스러움'을 꼽았다. "그의 소금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의 모든 세대의 속성이 내재돼 있다. 원완철의 소금산조를 듣는 관객은 미지(美智, 아름다움과 지적임)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해 그의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5주 차에 접어든 '산조대전'은 유파별 산조를 통해 전통음악의 맥을 이어가는 국악인들의 예술가 정신을 볼 수 있는 무대다.

오는 25일까지 총 44명의 연주자가 출연해 46개의 산조를 선보인다. 매주 수목금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3시에 공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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