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 단계적 감축' 진통 끝 타협…COP26 폐막
글래스고 기후합의…2030년 1.5도 상한 유지
文대통령 제안 '청년기후포럼' 연례개최 합의
6년 협상 끝에 파리협정 세부이행규칙 완성
내년 27차 COP26 이집트, 28차 UAE서 개최
[글래스고=뉴시스]이지예 특파원=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린 영국 글래스고 스코티쉬이벤트캠퍼스(SEC) 안의 대형 지구 모형 아래에서 참가자들이 회의하고 있다. 2021.11.3.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범세계적 기후행동 강화도 약속했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는 13일 오후 11시30분(현지시각) 폐막했다.
이번 회의에는 197개 당사국 정부대표단을 포함해 4만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교체수석대표 김효은 기후변화대사)로 11개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석했다.
지난달 31일 시작돼 약 2주간 이어진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당초 폐막일(12일)을 하루 넘기며 치열하게 협상했다.
대표 결정문으로 선언한 '글래스고 기후합의(Glasgow Climate Pact)'에는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소의 단계적인 감축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촉구하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 합의문에 석탄과 화석연료가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중국과 인도 등의 저항으로 끝내 석탄 발전 문구가 '중단'에서 '감축'으로 바뀌었다.
합의문에는 선진국의 기후변화 적응재원을 2025년까지 두 배로 확대하고 기술이전을 대폭 확충하는 내용도 담겼다.
협력 분야에서는 당사국 총회 개최국에게 '청년기후포럼'을 연례 개최하도록 요청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COP26 기조연설에서 청년기후서밋 연례 개최를 제안한 게 포함된 것이다.
이와 함께 각국은 내년에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지구 온도 1.5도 이내 상승 억제에 맞게 다시 내기로 했다.
일부 개도국들이 강하게 반대하던 NDC 공통 이행기간은 미국과 중국이 5년 설정에 합의함으로써 협상 돌파구를 마련했고, 모든 당사국이 동일하게 5년 주기로 설정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2025년에는 2035년 NDC, 2030년에는 2040년 NDC를 제출한 이후 매 5년마다 차기 NDC를 제출하게 된다.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약 118조원) 기후기금 조성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해서는 개도국들이 깊은 유감을 표현했다. 선진국들은 2025년까지 해당 목표액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유엔 위원회가 내년에 진전 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선진국은 개도국을 위한 기후변화 적응재원을 2025년까지 2019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2025년 이후의 신규 재원 조성에 관한 논의를 개시해 2024년에 이 목표액을 확정하고 이를 위한 기술전문가 및 고위급 장관회의를 2022~2024년간 개최하기로 했다.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의 재정 부족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견이 가장 컸으며, 특히 기술·재정 메커니즘 연계 의제는 합의하지 못하고 내년 6월 부속기구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또 파리협정 6조인 국제탄소시장 지침을 타결해 '파리협정의세부이행규칙(Paris Rulebook)'을 완결했다. 이는 국가간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명하고 통일된 국제규범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6년간 치열한 협상 끝에 완성된 것이다.
가장 큰 쟁점이던 국제 감축실적의 상응조정(이중사용 방지) 방법은 미국 등이 제안한 중재안이 당사국들의 동의를 얻어 합의 도출에 성공했다. 탄소배출 감축분이 거래 국가 양쪽에 모두 반영하되, NDC로 사용되는 목적 외 민간이 자발적 탄소중립 달성 공약을 위해 6조4000억원 감축 실적을 구매하는 경우 등 기타목적으로 허가되지 않은 실적은 상응조정 대상 여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2021년 이전 발급된 청정개발체제(CDM) 사업 감축분에 대해서는 2013년 이후 등록된 사업에 한해 1차 NDC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 유치국은 이 감축분 사용 시 상응조정을 유예하도록 했다.
협정 6조2000억원 사업에서 발생한 감축 실적의 5%를 의무적으로 적응재원에 활용하는 것은 사업 참여국의 자발적 공여를 공약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전 지구적 전반적 감축(OMGE)을 위해서 감축 실적의 2%는 취소한다.
다만 상응조정 방법론 정교화 등 후속 작업이 필요해 탄소시장이 온전히 운영되기까지는 약 1~2년이 소요될 전망이라는 게 환경부 측 설명이다.
이번 총회에 핵심쟁점 중 하나인 투명성 의제는 격년투명성보고서 구조와 이를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교육과정 개발 등에서는 협상 초기 합의가 이뤄졌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진전 등을 평가하기 위한 '글로벌적응목표(GGA)'에 대한 방법론, 지표 등을 개발하는 작업인 '글래스고-샤름엘셰이크 GGA 작업프로그램'은 기후변화협약 부속기구 주관 하에 2년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지원하는 '산티아고네트워크' 기능은 개도국 요구가 일부 수용돼 기술·재정 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손실과 피해 재원 신설 여부는 논의 기구를 설치해 2024년 6월까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는 CTCN 이사회 멤버(과기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파리협정 이행준수 위원회 위원(숙명여대 교수), CDM 집행위원회 위원(탄소중립위원회 위원)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CTCN 대한민국 협력연락사무소 설립·운영을 위해 향후 5년간 100억원을 공여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내년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2023년 제28차 총회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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