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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아이돌인줄 알았네"…가상인간 개발 경쟁

등록 2021.12.26 15: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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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코로나·메타버스 시대 대응해 개발 뛰어들어

유튜버· SNS서 활동… 광고 모델·앨범 발매도 나서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가상인간 '로지'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가상인간 '로지'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1997년 사이버가수 아담이 등장한 지 20년 이상이 지난 가운데 최근 가상인간이 잇따라 등장해 화제를 몰고 있다. 아이돌 뺨치는 빼어난 외모를 바탕으로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물론 유명 브랜드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앨범 발매도 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방식이 일상화가 되고 메타버스 기술들이 상용화되기 시작됨에 따라 기업들이 가상인간 개발에도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영상·애니메이션 제작사이자 가상인간 '로지'로 유명한 로커스를 지난 22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로커스 지분 52.19%를 약 235억원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취득한 것이다.

로커스는 광고,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시각특수효과(VFX)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했다. 특히 100% 자회사인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를 통해 제작한 국내 1호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가 유명하다.

순수한 한글인 '오로지'에서 따온 로지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개발해 지난해 12월 세상에 선보였다. 22세 서울 강남구 태생으로 설정된 로지는 동양적인 느낌의 얼굴에 171cm의 서구적 체형, 개성 있는 패션과 자유분방한 성격 등이 특징이다. 인스타그램에서 11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특히 금융, 화장품, 자동차, 골프, 패션 쇼핑몰, 편의점, 건강식품 등 시장에서 올해 20억원에 가까운 광고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다양한 웹툰 콘텐츠 지적재산(IP)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협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온마인드의 가상인간 '수아'

▲온마인드의 가상인간 '수아'


SK텔레콤에서 분할한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는 지난달 '온마인드'에 80억원을 투자해 지분 40%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온마인드는 지난해 4월 설립된 회사로 같은 해 11월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된 비상장회사다. 특히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수아'는 유니티코리아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향후 SK는 이번 투자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한층 더 실감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가상 인플루언서를 탄생시키는 등 기존 메타버스 사업 영역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카카오도 AI에 인공의 캐릭터나 가상의 사람 모습을 결합해서 궁극적으로 카카오의 모든 이용자에게 친근하면서도 유용한 '디지털 휴먼'을 완성하겠다는 목표에 온마인드의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일게이트의 가상인간 '한유아'

▲스마일게이트의 가상인간 '한유아'


스마일게이트는 시각효과 전문기업 자이언트스텝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가상현실(VR) 게임 '포커스온유'의 여주인공 '한유아'를 가상인간으로 구현했다. 한유아는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외에도 연기, 음반 발매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LG전자는 1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LG전자가 디자인한 가상인간 '래아'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2021.01.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LG전자는 1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LG전자가 디자인한 가상인간 '래아'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2021.01.11. [email protected]

LG전자는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이름을 붙인 김래아를 지난 1월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모델 '루시'는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TV홈쇼핑 방송을 통해 쇼호스트로 데뷔했다.

AI 그래픽 전문 펄스나인은 지난 3월 11명으로 구성된 가상 걸그룹 '이터니티'를 데뷔시켰다. 멤버 중 한 명인 '다인'은 최근 솔로 음원을 내기도 했다. 다인의 솔로 데뷔곡 '노 필터'(No Filter) 뮤직비디오는 현재 유튜브 조회수 214만회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 방식이 주류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관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가상인간의 활동 범위와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는 대다수 가상인간이 사진과 영상을 송출하는 단계에 있지만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령 광고모델에서 나아가 팬미팅을 할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가상인간과 AI 기술이 결합하면 주치의, 훈련강사, 선생님, 상담사 등 더욱 친근한 나만의 AI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인간을 어설프게 닮으면 불쾌함을 느낀다는 '불쾌한 골짜기'는 기술적으로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아직 가상인간 구현 기술과 AI 기술 모두 실제 사람과 같은 수준에는 이르지는 못하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 발전 가능성과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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