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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安 단일화에 황망한 국민의당…"지지자에 안 죄송하나"

등록 2022.03.04 0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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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완주 믿은 당원들…"비겁한 야합이다"

합당하겠다는 安…'중도' '다당제'의 꿈은 어디로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권지원 기자 = 대선을 6일 앞둔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지 선언하며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양당은 이날 "꾸준히 물밑 협상 중"이었다고 후일담을 전했지만 당원들 입장에서는 깜짝 놀랄 소식이다.

국민의당 당원은 물론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후보 단일화는 물론 합당까지 함께 선언되자 안 후보의 '실용' '중도'의 비전을 함께 하던 당원들은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안철수의 완주 믿은 당원들…"사기꾼" "비겁한 야합"

안 후보의 완주를 고대하던 지지자들과 국민의당 당원들은 안 후보를 향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 제 결심에 실망한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데 제 실행력을 증명해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에는 당원에도 문자를 보내 "저와 함께 거친 광야에서 꿈꾸고 노래했던 우리 일당백 당원동지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다 함께 모여 한 분 한 분 귀한 말씀 여쭙고 결정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거듭 송구하다"고 했다.

안 후보의 사과에도 당원들의 성토는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날 오전 8시 단일화 기자회견 후 오후 5시까지, 약 9시간 동안 안 후보를 향한 비난 게시글 250여개가 올라왔다.

게시판에는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비겁한 야합정치' '국민들한테 죄송하다면서 지지자들한테는 안 죄송하나' '어린 이준석이 대놓고 쓰레기 취급한 이유를 알겠다' 등 단일화 결정에 실망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당원 탈퇴 신청한다' '이메일로 탈당 신청했고 혹시나해서 팩스로도 탈당 신청했습니다'라는 탈당 예고 글도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재외국민 투표자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재외국민 투표자 투표 종료 이후 대선 후보 사퇴를 제한하는 '안철수법'을 제정해 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 작성자는 "이미 지난 2월 23일부터 28일까지 재외투표소 투표가 완료된 상황인데, 지금 상황대로라면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이들은 유권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동 사표 처리가 되어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외투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모두 아시겠지만 재외투표는 쉽지 않다. 대사관과 거리가 먼 곳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버스나 기차는 기본이고 몇백 만원 들여 비행기까지 타고 투표장 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하며 "투표를 다 끝낸 이후의 후보 사퇴로 인한 강제 무효표 처리는 그 표를 던진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 청원은 현재 청원 요건에 위배돼 비공개됐다. 청와대는 대선 기간 특정 후보·정당을 지지하거나 비방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민청원을 비공개 처리한다.
[천안=뉴시스] 강종민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8일 오전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손평오 국민의당 충남 논산·계룡·금산 지역 선거대책위원장 영결식에서 조사(弔辭)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18. photo@newsis.com

[천안=뉴시스] 강종민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8일 오전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손평오 국민의당 충남 논산·계룡·금산 지역 선거대책위원장 영결식에서 조사(弔辭)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18. [email protected]



합당하겠다는 安…'중도' '다당제'의 꿈은 어디로

지난 10년간 '중도' 노선을 지켜 온 안철수 후보는 다당제의 상징이었다. 그는 양당 기득권 세력을 비난하며 자신의 독자 노선을 이어가겠다고 수차례 말했다.

2월18일 유세버스 사고로 숨진 지역선대위원장의 영결식에서 안 후보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변화와 혁신의 길,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는 길, 분열이 아닌 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당 당원은 "안 후보의 영결식 조사가 '합당'으로 이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윤 후보가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민의당과의 합당으로 거대 양당에 속하게 됐는데 다당제라는 본인의 소신에 반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여전히) 다당제는 제 소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당제를 위해) 필요한 건 2개다. (첫 번째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개혁이다.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든지 아니면 정당명부식 비례제로 바꿔야한다. 두 번째는 대통령 투표에 결선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판결부터 얻는 게 순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부터는 지금처럼 후보 단일화가 필요 없는 그런 더 바람직한 대선 제도를 만들수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당제라는 목표를 현실로 이뤄내기 위해 국민의힘과 손을 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날 안 후보의 이런 포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안 후보의 의견에 윤 후보 역시 동의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건 이따가"라며 윤 후보의 입을 막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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