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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사들의 '화려한 변신'…가전렌탈에 전기차 충전 사업까지

등록 2022.04.16 08:30:00수정 2022.04.16 08: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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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 전기차 충전 이슈 이후 상한가…렌탈·알뜰폰 등도 '견조'

정체된 유료방송 가입자 수…IPTV 외엔 오히려 감소 추세

레드 오션 활로는 '신사업'…SKB·스카이라이프 등도 다각화 고삐

[서울=뉴시스]LG헬로비전 사옥. (사진=LG헬로비전 제공)

[서울=뉴시스]LG헬로비전 사옥. (사진=LG헬로비전 제공)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 이번 주 국내 증권 시장에서 유독 눈길을 끈 종목 중 하나가 LG헬로비전이다. 지난 1월 4000원대로 떨어진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LG헬로비전 주가가 '깜짝 반등'했다.

LG헬로비전 주가는 지난 13일 전일 대비 1550원(29.98%) 오른 672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14일 7050원(전일 대비 4.91%↑), 15일 7060원(전일 대비 0.14%↑)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한 주를 마쳤다.

그런데 주가 급등 사유가 다소 엉뚱하다.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사업 진출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LG헬로비전은 충전기 설치, 유지 관리·운영 등 전기차 충전기 보급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 그런데도 관련 테마의 대장주로 부각되며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례는 아이러니컬하게 유료방송 산업의 현주소를 반영한다. 사실 LG헬로비전은 국내 1위 가입자 점유율을 확보한 케이블TV방송(SO)사다. CJ계열사로 있다가 2020년 LG그룹에 인수됐다.  2012년 상장 당시 최고 2만5000원을 넘어섰던 이 회사 주가는 케이블TV 시장 정체와 맞물려 최고점 대비 10분1 토막 수준(2400원)까지 떨어졌다.

고꾸라졌던 LG헬로비전의 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었던 건 본업이 아닌 신사업 덕분이다. LG헬로비전은 전기차 충전 서비스 외에도 알뜰폰과 구독 서비스 '헬로렌탈' 사업을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데 최근 이들 사업들이 상승 모멘텀을 타기 시작했다. 

LG헬로비전은 최근 가전 구독서비스 헬로렌탈에 독일 명품 가전 브랜드 '밀레'를 론칭해 11종의 프리미엄 가전 대여 서비스를 개시했다.

알뜰폰 사업에서도 호재가 있다. 9년 만의 한국 복귀를 추진 중인 모토로라의 중저가 5G 스마트폰 '모토 G50 5G'와 '모토로라 엣지20 퓨전'을 LG헬로비전이 단독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시스]SK브로드밴드 남산 사옥(왼쪽)과 KT스카이라이프 상암 사옥. (사진=SK브로드밴드·KT스카이라이프 제공)

[서울=뉴시스]SK브로드밴드 남산 사옥(왼쪽)과 KT스카이라이프 상암 사옥. (사진=SK브로드밴드·KT스카이라이프 제공)

LG헬로비전에 이어 SO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SKB 역시 LG헬로비전과 같이 전기차 충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B는 지난해 자회사인 홈앤서비스를 통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서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함께 아파트나 업무시설 주차장 벽면에 '전기차 콘세트형 충전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B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SKB 내부에서도 전기차 사업 외에 또 다른 신사업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도 마찬가지다. 2020년 말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이같은 행보는 이미 '레드 오션'이 된 방송 플랫폼 사업 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19년 3303만4309명, 2020년 3394만6826명, 2021년 3510만7369명으로 정체 상태에 있다. 2021년 110만여명이 늘어난 것은 IPTV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SO나 위성방송 가입자 수는 오히려 감소 추세다.
                                                       
이처럼 전통 미디어 산업은 이미 시장 포화에 달했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라는 강력한 경쟁자까지 나타나면서 본업만으로는 수익 개선이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하지 않으면 당장의 매출 성장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신사업 진출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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