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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9000만원 수거' 中유학생 무죄받은 이유는

등록 2022.05.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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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현금 담긴 상자 가져가…고령층 보이스피싱 피해
"보이스피싱인지 몰라, 택배 업무로 알았다" 주장
1심 "고의 없고 절도죄 구성요건도 안 돼"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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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전달하기 위해 9000여만원을 가져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인 유학생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부장판사는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지난 11일 무죄를 선고했다.

중국인 유학생인 A씨는 경찰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에게 속은 피해자들이 주거지 밖 또는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둔 현금을 가져간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3월17일부터 같은 달 26일까지 5회에 걸쳐 돈을 수거했고, 액수는 906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엔 70~80대 고령자들이 포함됐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개인정보가 노출돼 통장에 있는 돈이 위험하다. 지문 채취 후 돌려주겠다" 등 경찰 또는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들의 거짓말에 속아 현금을 인출해 약속된 장소에 가져다 놓았다. A씨는 이를 수거해 조직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한 일이 택배 업무일 뿐 보이스피싱 수거책 역할인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송 당시 현금은 상자 안에 담겨있었다고 한다.

김 부장판사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A씨를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A씨가 포장물품을 지시에 따라 배달하는 업무를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보이스피싱 피해자들과는 직접 대면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점, 포장된 물품의 실체를 알았다고 볼 근거가 부족한 점 등을 언급하며 A씨에게 사기범행 공모 또는 고의 여부가 없다고 판단했다.

절도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들이 돈을 넣어둔 행위가 비록 타인의 기망행위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돈 박스 등을 가져가라는 뜻이 내포된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피해자들 의사에 따라 점유를 취득한 피고인의 행위가 절도죄의 구성요건인 점유탈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지난 16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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