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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재수생' 이재명, '문재인의 대권 길' 걸을 수 있을까

등록 2022.08.28 18:24:21수정 2022.08.28 19: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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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 총선 공천권 행사 '생사 여탈권' 쥐어

文도 20대 총선 '공천 물갈이'로 민주당 재편

투쟁 일변도 '수권능력 부재' 땐 오히려 역풍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재명 의원이 28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 대표도 앞선 '대선 재수생'들처럼 당권을 장악해 차기 대권가도를 다지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성공 모델'이 이 대표에게도 적용될 지 주목된다.

이 대표가 큰 부침 없이 2024년 8월까지인 임기를 모두 채울 경우 오는 22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2년 후 전체 의원들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쥐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도 20대 총선 1년 전인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로 선출된 것이 대권가도를 여는 데 결정적 분기점이 됐다.

당시 '당권·대권 분리' 원칙을 깼다고 반발하는 비노(비노무현계) 의원들과 정면충돌한 끝에 문 대표가 45.30%를 득표해 박지원 후보(41.78%)를 꺾었다.

이후 극한 내홍 끝에 안철수, 김한길 전 대표를 위시한 비노·호남계 의원들이 국민의당을 창당하며 떨어져나갔지만, 문 대표는 이른바 '문재인 인재영입'으로 대대적 공천 물갈이를 하며 민주당을 '친문'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었다.

이 대표도 80%대에 육박하는 압도적 승리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논란, 지방선거 참패, 사법리스크 등 각종 악재를 상당부분 불식하고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당의 체질을 전환할 동력을 얻게 됐다.

무엇보다 2년 후 총선에서 승리해 친명계가 대거 원내에 입성한다면 이 대표는 다음 대선을 준비할 탄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28. [email protected]

다만 대선까지 5년이 남은 상황에서 조기 컴백한 것은 기회인 동시에 '위기'이기도 하다.

홍준표 현 대구시장은 지난 2017년 5월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패한 지 두달 만인 그해 7월 자유한국당 당대표로 선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도 대선에서 2위로 분전한 것이 '정치적 자산'이 됐다.

그러나 홍 대표는 취임 초부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맹비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방문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으로 비하했고,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위장 평화쇼' '주사파 합의'로 원색 비난하기도 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21대 총선을 한해 앞둔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 입당해 친박계와 '태극기 부대' 등 강성 보수의 지원 속에 당대표가 됐다.

황 대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와 '조국 사태', 부동산 정책 논란 등을 맹비난하는 대여 강경투쟁을 주도했다. 강성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듯 5·18 망언 의원들에게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삭발투쟁까지 벌이자 보수 지지층이 열광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쟁 일변도'의 대여공세는 차기 대권준비에 도리어 역풍으로 돌아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돔)에서 열린 제 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돔)에서 열린 제 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28. [email protected]

홍 대표는 2018년 6·13 지방선거 하루 전 역사적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리며 '남북미 해빙무드'가 선거판을 휩쓸자 광역 단체장 17곳 중 고작 2곳만 지키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채 당대표 직에서 물러났다.

'정권 심판론' 공세에만 기댔던 황 대표도 공천 파동과 '막말' 논란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며 역량 부족을 드러냈고, 그 결과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하고 미래통합당은 103석에 그치는 궤멸적 참패로 돌아왔다.

이재명 대표도 당권 장악 이후에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 정부여당의 실정을 비판하면서도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 민생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능력'을 선보여야 총선 승리도 가능한 탓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시스에 "이재명 대표는 강성 이미지면서도 경제 문제에선 연성인 독특한 인물"이라며 "부동산, 세제 등의 실제 정책은 중도지향적인 만큼 확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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