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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무기 수출 동남아 지역서 크게 위축

등록 2022.11.07 12: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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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패전·제재 따른 생산능력 후퇴

장기적으로나 영구적으로 회복 가능성 없어

한국이 동남아 각국 최대 무기 수출국 부상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모스크바 근교 애국자공원에서 열린 2022 지상무기 기술 포럼 개막식에 참석차 도착하고 있다. 2022.8.15.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모스크바 근교 애국자공원에서 열린 2022 지상무기 기술 포럼 개막식에 참석차 도착하고 있다. 2022.8.1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는 무기 수출을 주요 외교정책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전투에서 무기력함을 드러내면서 무기 수출 여력이 크게 줄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군사 강국으로서 위상이 크게 훼손됐다. 나아가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로 장기적인 무기 공급국으로서 러시아의 위상도 크게 추락하고 있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이안 스토리 연구원은 “러시아가 앞으로 주요 무기 수출국으로서 위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장기적으로 그럴 뿐 아니라 아예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에 이은 두 번째 최대 무기수출국이다. 러시아로부터 방공망과 전투기를 수입해온 중국과 이집트가 각각 인도에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고객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두 나라에 대한 무기수출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그러나 2017년~2021년 사이 러시아가 국제 무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전 4년간에 비해 약 5% 포인트 줄어든 19%가 됐다. 인도와 베트남의 구매량이 줄어들면서 무기 수출의 4분의 1 가량이 줄었다.

SIPRI의 선임 연구원 시에몬 베제만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경제 제재가 가해지면서 러시아산 무기의 품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며 러시아의 첨단 무기 생산 능력에도 의구심이 커졌고 무기 구매국에 장기 지원할 능력이 있을 지도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에는 기술적 기반과 신무기와 부품 개발을 위한 경제적 지원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러시아 무기를 가장 많이 구매해온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의 무기 수출 감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17~2021년 기간 동안 한국은 러시아산 무기 판매를 크게 위축시켰다. 한국은 동남아 각국 무기 수출 총액의 18%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며 다른 나라는 14%를 넘지 않는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은 필리핀과 태국에 전함을, 인도네시아에 잠수함을, 필리핀과 태국에 전투 및 훈련용 항공기를 판매했다. 러시아는 또 인도네시아와 협상하던 전투기 11대 계약에 실패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프랑스로부터 전투기를 구매키로 했다.

베제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맞서는 군사, 외교 정책에 따라 동남아 각국의 미제 무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유럽국들도 동남아 각국에 기술 지원을 통해 자체 무기 산업 발전을 통한 군사력 강화를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미 랜드연구소 존 패러치니 연구원은 동남아 각국이 러시아 무기 구매를 꺼리는 또 다른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지키기 위하려는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동남아 각국을 상대로 공격적인 판매 활동을 펴지만 고객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외적인 나라로 미얀마가 있다. 군사정부가 미국의 제재를 당하면서 무기를 구매할 수 없게 되자 러시아 무기 구매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들에게 공급할 무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오래도록 러시아 무기를 구매해온 베트남도 무기 체계가 소련 및 러시아제 무기 중심으로 돼 있어서 다른 나라의 무기를 사는 경우 호환성에 문제가 생긴다. 싱가포르 소재 제인연구소 군사연구원 리즈완 라흐마트는 베트남이 “베트남이 서서히 러시아 무기체계에서 이탈해 서방 무기로 전환하는 중이지만 이에는 수 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에도 베트남은 자체로 소총과 병력수송차를 제조하고 인도와 이스라엘에서 소량의 무기를 사들였다.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지대 응우옌 더 푸홍 베트남 군사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 과정을 가속화해 무기를 서방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빨라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가지려면 군현대화가 10배는 빨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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