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알라이얀의 기적 가능할까…도하의 기적 재연?
1994 미국월드컵 아시아예선 때 도하의 기적
일본이 이라크와 비기며 극적으로 본선행
이번에도 우루과이-가나전 결과 기다려야
카타르서 6년 이정수 "3실점으로 줄이면…"
[도하(카타르)=뉴시스] 백동현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1일(현지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에 마련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전 선수들을 불러모아 대화하고 있다. 2022.12.01. [email protected]
카타르가 한국 축구에 약속의 땅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다. 1994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한국의 극적인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된 곳이 바로 카타르 도하였다.
당시 최종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있던 한국은 4전 1승2무1패 승점 4점(당시는 이기면 승점 2점)에 골득실 차 +2점으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3위라 본선 자력 진출이 어려웠다. 당시 2승1무1패(승점 5점, 골득실 차 +3)로 승점과 골득실에서 모두 한국보다 앞서 있던 일본과 1승3무(승점 5점, 골득실 차 +1)였던 사우디는 최종전에서 이기면 무조건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최종전인 북한전에서 2골 차 이상으로 이긴 다음 일본과 이라크, 사우디와 이란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일본과 사우디가 비기거나 져야만 한국이 본선에 나갈 희망이 있었다.
최종전 세 경기는 1993년 10월28일 카타르 도하에서 일제히 열렸다. 한국은 북한에 3-0으로 이겼고 사우디도 이란에 4-3으로 이겼다. 이제 남은 것은 일본-이라크전이었다.
일본은 2-1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후반 종료 10초 전 이라크 수비수 옴란 자파르가 2-2를 만드는 헤더 동점골을 터뜨렸다.
2-2로 비긴 일본은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고 한국은 2점을 쌓아 양국 다 승점은 6점이 됐다. 한국은 골득실 차에서 +5를 기록해 +3을 유지한 일본을 제치고 2위에 올라 극적으로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북한을 3-0으로 이기고도 쓸쓸히 그라운드에서 걸어 나오다 일본-이라크전 소식을 접한 고정운은 두 팔을 돌리며 뛰었고 한국 벤치는 눈물바다가 됐다.
[도하(카타르)=뉴시스] 백동현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1일(현지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에 마련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지켜보며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2022.12.01. [email protected]
29년이 흐른 2022년 12월에도 카타르 땅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은 포르투갈과 가나에 뒤져 조 3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반드시 이겨야 하고 동시에 가나와 우루과이는 승점을 덜 쌓아야 하는 복잡한 방정식이 성립됐다.
약속의 땅 카타르에서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했던 이정수 수원FC 코치는 이미 예언 아닌 예언을 했다. 이 코치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2골을 터뜨리며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월드컵 직후 카타르 알사드SC 구단으로 이적해 이후 2016년까지 6년간 활약했다.
이 코치는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온사이드 10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가 도하에 좋은 기억이 많지 않은가. 우리 대표팀이 도하의 기적 2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남아공에서 16강에 진출했을 때 4경기에서 8실점 했는데 3실점 정도로만 줄이면 16강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코치가 언급한 3실점은 이미 가나전에서 모두 허용했다. 벤투호가 포르투갈전에서 상대에 골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거두면 이 코치의 예언이 이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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