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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문건삭제 유죄' 판결…'윗선' 겨냥 검찰 수사에 영향?

등록 2023.01.09 16:39:39수정 2023.01.09 16: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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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문건 삭제 3명 모두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

공무원 3명 유죄 판결…검찰 '윗선' 수사에 영향미칠지 주목

문재인 전 대통령 청와대 내부 시스템에 댓글 달자 행정관이 가동 중단 보고서 지시

해당 보고서 청와대까지 올라가…윗선 개입 여부 두고 공방 진행 중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지법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2022.06.07.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지법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2022.06.07. [email protected]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문건을 삭제한 혐의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현재 재판 중인 중인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 청와대 윗선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9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헌행)는 이날 오전 11시 316호 법정에서 감사원법 위반, 공용전자 기록 등 손상, 방실침입 혐의로 기소된 산업부 국장급 공무원 A(54)씨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다른 산업부 공무원 B(51)씨와 C(46)씨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공모해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자료 요구 공문 등이 왔음에도 일부 자료만 제출하고 감사 방해를 위해 자료를 삭제했으며 이 과정에서 공용전자 기록인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문건 등 자료 530개를 삭제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이뤄진 산업부 공무원 3명에 대한 유죄 판결이 현재 같은 재판부에서 진행 중인 백 전 장관 등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되고 있다.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산업정책비서관은 지난 2017년 한국수력원자력에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내용이 담긴 ‘설비현황조사표’를 제출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한수원 사장이었던 정재훈 전 사장은 손해보전 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들 지시로 월성 원전 1호기가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평가를 조작, 즉시 가동 중단 결정을 내려 한수원에 1481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월성 원전 1호기는 결국 이듬해인 2018년 6월 15일 한수원 이사회 의결로 ‘즉시 가동 중단 및 조기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이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A씨는 증인 신문 과정에서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 내부 보고 시스템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글이 등록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월성 원전 1호기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요’라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 댓글을 확인한 청와대 소속의 한 행정관이 B씨에게 즉시 가동 중단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산업부 차관과 장관을 통해 청와대에 보고하라고 지시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B씨가 월성 원전 1호기 즉시 가동 중단이 아닌 원자력안전위원회 운영 변경 허가 시까지 2~3년 더 운영하고 결정 후 가동 중단한다는 취지로 백 전 장관에게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백 전 장관이 보고를 받은 뒤 B씨에게 ‘너 죽을래, 이런 보고서를 청와대에 어떻게 보고하느냐’는 취지로 질책했고 이후 기존에 고려했던 방향이 아닌 즉시 가동 중단 취지의 보고서를 만들어 상부에 검토받고 승인받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A씨는 2018년 채 전 비서관에게 월성 원전 1호기 등과 관련한 내용을 직접 대면 보고한 사실이 없으며 원전 수출 건을 갖고 채 전 비서관이 지시해 보고서를 갖고 가서 대면보고 했던 기억은 있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백 전 장관의 승인을 받은 보고서가 청와대까지 올라갔으며 문 전 대통령한테까지 보고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재판에서 청와대 등 윗선 개입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윗선 수사를 위해 지난해 8월과 12월 대통령기록관과 김수현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문미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원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A씨 등 산업부 공무원 3명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검찰의 수사가 백 전 장관 등을 넘어 당시 청와대 등 ‘윗선’을 겨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백 전 장관 등에 대해서는 기존과 다름 없이 제기된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유죄 판결을 받은 산업부 공무원 3명에 대한 항소 여부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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