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글로벌 빅테크 공공 클라우드 시장 '정조준'… KT 등에 업은 MS, 아마존 누를까

등록 2024.10.01 08:01:00수정 2024.10.01 08:22: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MS-KT 전략적 제휴, 외산 클라우드 기업 韓 공공시장 진출 신호탄

AWS·구글도 공공진출 채비 완료…'공공 혁신에 필요한 AI지원' 강조

암호화 모듈 인증에 국제 표준 채택 결정이 큰 영향

[서울=뉴시스]김영섭 KT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현지시간 27일 AI·클라우드·IT 분야 협력을 위한 5개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영섭 KT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현지시간 27일 AI·클라우드·IT 분야 협력을 위한 5개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외산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자(CSP)들은 각종 보안 규제에 막혀 한국 공공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지만, 정부의 보안 규제 완화로 시장 진출 길이 서서히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클라우드보안인증제(CSAP) 규제를 완화한데 이어 2026년부터는 공공 암호화 모듈 검증에 국제 표준을 채택한 서비스까지 인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제 표준만 지킨다면 해외 암호기술을 채택한 서비스도 공공기관에 납품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외산 클라우드 기업들에게 사실상 공공 시장 빗장을 풀어준 조치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를 전후로 AWS, M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KT 등에 업은 MS, 공공 클라우드 진출 신호탄


MS와 KT의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은 이같은 시장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김영섭 KT 사장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주 MS 본사를 찾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겸 이사회 의장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 사업부문에서의 사업 협력은 눈여겨 볼 대목 중 하나다.

KT는 국내 1위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국내 대표 통신사다. 계열사로 자체 CSP를 갖춘 유력  클라우드 사업자이기도 하다. KT와의 협업을 통해 MS는 금융·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펼쳐질 AWS, 구글과의 경쟁에서 상당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발을 디딘 해외 플랫폼 기업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 맹주 KT와의 제휴는 MS의 초기 시장 선점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MS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자의 데이터 유출이 되지 않도록 하는 보안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도 내놓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최신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 싶지만 빅테크 기술 이용시 우려되는 자료 유출 등의 불안 요소가 존재해 도입을 주저하는 곳들이 있다"며 "MS와 공동 개발할 시큐어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같은 수요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WS 역시 국내 공공 시장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AI) 도입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AWS는 최근 자체 컨퍼런스를 갖고 "대한민국 전자정부는 온프레미스(자체 전산실) 기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AI 등 신기술 도입을 위해서는 클라우드가 필요하다"며 AI와 데이터를 통한 공공 혁신 전략을 제시했다.

이 컨퍼런스에서 AWS는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이 이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AWS는 2027년까지 약 7조 85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1만23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을 발표하며, 공공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구글 클라우드 역시 지난 6월 자사 행사에서 공공 부문과의 협업 가능성을 강조하며 공공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의 지기성 사장은 "조만간 정부 기관이나 관련 단체들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AWS와 구글 역시 국내 공공 시장 초기 선점을 위해 국내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손잡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빗장 푸는 정부…외산 클라우드도 공공 진출 가능

한편 국가정보원은 최근 공공 정보기술(IT) 서비스 납품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던 암호화 모듈 검증 제도(KCMVP)에 국제 표준인 AES(Advanced Encryption Standard)를 허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기존에는 국내에서 개발된 암호화 기술인 시드(SEED), 아리아(ARIA), 하이트(HIGHT)만 허용됐으나, 국제 표준까지 채택하기로 한  것.

앞서 정부는 지난해 CSAP 등급제를 도입해 민감하지 않은 공공 시스템(다 등급)에 대해서는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허용하는 식으로 보안규제를 완화했지만, 외산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경우 암호화 모듈 검증절차 탓에 애로를 겪었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보안 적합성 검증 제도의 장애물이 걷혀진 셈이다.

국정원의 이번 결정은 산업계와 시험기관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2026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이로 인해 외국계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보다 원활하게 국내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KT와 제휴를 맺은 MS의 경우, 암호화 모듈 검증 제도 이전 한국형 암호화 기술을 채택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 개발,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