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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尹 '5月 외교' 마무리…국민 마음 얻는 '뚝심'도 보여야

등록 2023.05.31 14:21:21수정 2023.06.09 14: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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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정운영 긍정·부정 이유 모두 '외교'

국민에 정부의 대미·대일 외교 설득해야

[서울=뉴시스]대통령실은 27일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이라는 제목이 사진집을 냈다. 미국 국빈 방문 공식 만찬 당시 '아메리칸 파이' 열창 후 조 바이든 대통령 등 관계자들과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서울=뉴시스]대통령실은 27일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이라는 제목이 사진집을 냈다. 미국 국빈 방문 공식 만찬 당시 '아메리칸 파이' 열창 후 조 바이든 대통령 등 관계자들과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이 참모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을 꼽자면 단연 "대통령은 학습 능력이 좋은 사람이다" 일 거다. 무슨 뜻일까 아리송했던 이 말을 실제 체감한 건 5월 내내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일정에서였다. 상대국 정상이 발언할 때 몸까지 돌려 경청하는 윤 대통령을 볼 때면 '프렌들리 리더십'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떠올랐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만찬에서 러브샷을 권할 때는 주호(酒豪)라 불리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모습이 비치는 듯했다. 작년 5월 첫 한·미 정상회담부터 지켜보던 취재진 사이에서도 "외교 무대에서 여유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 대통령의 외교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도 나쁘지 않다. 한국갤럽이 5월 넷째 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민들은 외교정책을 가장 큰 이유(42%)로 꼽았다. 문제는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장 주된 원인 역시 외교(34%)라는 점이다. 여기에 '일본 관계/강제 동원 배상 문제(4%)'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3%)'도 국정운영 부정 평가의 요인으로 나타났다. "인기가 없는 정책이라도 반드시 밀고 가겠다"는 윤 대통령이지만 일본 강제동원 대응에 대한 국민의 아쉬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로 인한 불안감까지 묵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욱일(旭日) 문양의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부산으로 입항한 일본 자위대 호위함을 보며 마음이 불편한 국민도 있다.

한국을 둘러싼 외교현실은 엄혹하다. 날로 격화하는 미·중 대립은 공급망의 위기와 첨단 기술개발 싸움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미국은 경제·안보를 포괄하는 미국 중심의 동맹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을 만난 서방 정상들은 하나 같이 "대일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한다. 이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던 우리 정부를 향해 이젠 미국과 제대로 손을 잡고 '한미일 동맹'을 구축하라는 압박이기도 하다. 북핵의 위협도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 올린 이날 아침, 서울시민은 사이렌 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정부의 대미·대일 외교는 절박한 현실 판단의 결과다. 그렇다면 이제 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다. 인기가 없어도 밀고 나가겠다고 할 게 아니라 왜 이같은 외교 정책을 펼치게 됐는지 국민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자유' '민주주의'라는 허공에 뜬 단어가 아닌 국민의 살갗에 닿을 표현으로, 모든 국민이 100% 만족할 수는 없더라도 왜 지금 윤석열 정부가 이런 판단을 했는지 진정성 있게 말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을 긍정 평가한 이유에는 '주관/소신(3%)' '결단력/뚝심(3%)'이 있다. 윤 대통령을 부정 평가하는 사람들은 이를 '독단적/일방적(8%)'이라고 본다. 정부의 외교 전략이 독단이 아닌 뚝심이었음을 보여주기 위한 윤 대통령의 '학습'이 필요한 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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