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어공주 이어 클레오파트라도?
'인어공주' PC, 작품성 논란에 국내서 외면
이번엔 흑인 클레오파트라 등장하는 다큐도
"흑인 클레오파트라는 역사 왜곡" 비판 제기
인어공주, 영화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 '인어공주'는 개봉 전부터 많은 누리꾼과 디즈니 팬으로부터 걱정을 사 왔다. 관객들이 원작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감을 저버리고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에 지나치게 매몰돼 흑인 주인공을 내세웠다는 지적이었다.
가상의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에서 등장 인물의 인종 변화는 일정 부분 감안할 수 있다. 원작과는 다른 인물 설정으로 새로운 재미와 교훈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실존했던 인물의 인종을 바꾸는 역사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는 클레오파트라 배역을 흑인 여배우가 맡아 큰 논란을 일으켰다.
'퀸 클레오파트라'는 '인어공주'처럼 창작물이나 드라마가 아닌 논 픽션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가 그리스계 혈통 백인으로 밝혀진 클레오파트라를 흑인으로 묘사한 것은 역사 왜곡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유튜브상에서도 이번 넷플릭스 작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역사 유튜버 '퍄퍄킴'은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퍄퍄킴 역사'에 '차라리 중국에 흑인 황후가 있다고 해라'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그는 "'퀸 클레오파트라'만 유독 문제가 크다는 이유는 이것이 픽션 창작물이 아닌, 사실을 기반으로 한 논픽션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이다"며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이었는가?'는 중요한 논점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클레오파트라는 정말 흑인이었을까. 이 부분은 타임머신이 없기 때문에 100% 확실한 답변을 드릴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클레오파트라가 집권하던 시기, 이집트에 흑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고대 이집트 벽화와 조각상을 통해 당시 이집트에 '누비아인'이라는 흑인이 존재했고, 이들은 아프리카 내륙 출신의 흑인이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어 그는 클레오파트라의 계보를 설명하며 그가 흑인일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14일 공개된 역사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넷플릭스 제작진은 '그리스 여성' 이었던 클레오파트라 7세 역에 흑인 배우를 캐스팅했다 (사진=넷플릭스) 2023.04.17. *재판매 및 DB 금지
백인 그리스계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클레오파트라는 이름부터가 그리스식 이름이며, 왕족 간 근친혼이 자주 있었던 당시 시대를 보면 그가 흑인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또 클레오파트라를 묘사한 당대 화폐나 초상화를 보더라도 그가 백인의 피가 강하게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에 묘사된 그의 두상이나 광대뼈, 코에서 백인 여성의 특징이 보인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일 가능성이 없다는 힘을 싣는다.
자히 하와스 전 이집트 국립고대유물관리청 장관은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 출신이었다. 흑인들이 이집트를 통치했던 것은 25왕조시대 뿐이다"고 말했다.
즉 이집트 제 3중간기의 마지막 왕조로, 누비아인들이 다스렸던 '제25왕조'만이 이집트의 유일한 흑인 왕조라는 것이며, 이는 클레오파트라 집권 시기와 약 800년 동떨어진 시기다.
국내 이집트 전문가 겸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 소장은 유튜브 커뮤니티에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완전히 말해도 큰 무리는 아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퀸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각계각층의 항의 및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집트 언론 '이집션스트리트'는 "흑인 클레오파트라는 역사 왜곡이다"고 주장했고, 이집트 정부는 국영 방송사를 통해 직접 클레오파트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곽 소장은 "넷플릭스의 묘사는 정확하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이 작품은 정치적 올바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한 목적을 갖고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튜브가이드
▶홈페이지 : https://www.tubeguide.co.kr
▶기사문의/제보 : [email protected]
김찬호 리포터([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