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면서"… 추석 연휴가 두려운 반려동물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6일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충북지역에서 유기되는 반려동물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유기동물 통계 사이트인 포인핸드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지역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은 4215마리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1.5마리의 버려진 동물이 구조된 셈이다.
지역 내 유기동물은 휴가철과 명절 연휴 등을 전후로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여름 휴가철이 있는 7~8월 버려진 동물은 900마리로 연간 유기동물의 약 21%에 해당했다. 다음으로 많은 시기는 추석 연휴가 포함된 9~10월(801마리)과 가정의 달이 끼어있는 5~6월(776마리)로 확인됐다.
반면 버려진 동물 중 입양되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입양된 동물은 1585마리로 전체의 38% 수준에 그쳤다. 724마리(17%)는 자연사했지만, 991마리(24%)는 안락사를 당했다.
가족에게 버려지는 동물은 올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6일 기준 도내 유실·유기 동물 수는 3247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3184마리)보다 소폭 늘었다.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입양에 따른 책임 의식이 높아지지 않은 것이 꼽힌다. 장기간 집을 비우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맡길 곳이 없거나 곤란한 상황에 처하면 '유기'를 하나의 선택지로 보는 것이다.
일각에선 입양 절차와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 전환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유기하면 최대 300만원까지 벌금이 부과된다. 유기동물이 맹견인 경우에는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지만, 목격자가 증거를 확보해 신고해야 처벌할 수 있다 보니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도내 한 동물권 단체 관계자는 "동물을 유기하는 행위는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위해 강력한 처벌과 함께 동물 입양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며 "반려동물은 사유재산이 아닌 생명으로 보는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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