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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 동의 없이 가해자와 삼자대면…"인권침해"

등록 2023.10.05 12:00:00수정 2023.10.05 13: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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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학교전담경찰관에 주의 및 교육 권고

"수차례 거부에도 경찰관이 임의적 판단해"

"피해자 준비 안 됐는데 압박…행복권 침해"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전북의 한 경찰서장에게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한 부당한 대면조사를 한 학교전담경찰관을 주의 조치할 것과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서 내 학교전담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전북의 한 경찰서장에게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한 부당한 대면조사를 한 학교전담경찰관을 주의 조치할 것과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서 내 학교전담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동의 없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삼자대면시키는 것은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20일 지방의 한 경찰서장에게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동의 없이 피·가해 학생들을 삼자대면시킨 학교전담경찰관(SPO)에게 주의를 주고, 유사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경찰서 내 학교전담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하라고 권고했다고 5일 밝혔다.

학교폭력 피해자인 A학생 측의 아버지는 지난해 7월 이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B 학교전담경찰관(경찰관)이 A학생이 가해 학생을 만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도 이 경찰관이 가해 학생과의 삼자대면을 시켰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이에 B 경찰관은 "학교 측에서 피·가해 학생들이 단순 동급생 이상으로 친한 관계였으니 서로 대화하고 오해를 풀면 A학생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 삼자대면을 권유했다"고 해명했다.

또 "삼자대면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A학생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학교폭력 신고가 우려되는 등 정황을 고려했다"면서 "면담 도중 A학생이 가해학생과 함께 있는 자리가 불편하다고 해 즉시 대면을 종료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A학생의 수차례 거부 의사에도 B 경찰관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삼자대면 자리를 마련, 피해학생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B 경찰관은 학교폭력 피해자의 심리·정신상태를 확인하고 피해자의 동의를 얻은 후 가·피해 학생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임의적인 판단으로 피해학생 동의 없이 가해학생과 대면하도록 했다"며 "A학생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심리·정신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A학생을 가해학생들과 만나게 해 피해자가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감을 느꼈다"며 "(B 경찰관이) 피해학생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에 인권위는 B 경찰관 소속 경찰서의 장에게 담당 경찰관 주의 조치하고 경찰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들에게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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