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출범…"누구를 위한 사업인가"[초점]

"사업 내용 모호"…"지역 소외, 외부 기업들 잔치"

"부산지역 한정 서비스 아냐"…우려 시선 많아

[부산=뉴시스] 박형준 부산시장(가운데)과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추진위원들이 지난 9월 21일 오전 시청 기자회견장에서 설립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부산시는 오는 14일 오후 시청에서 내년에 오픈 예정인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및 운영 사업자 선정 평가위원회를 연다. 시는 당초 지난 5일 평가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2030부산세계박람회 준비 등 바쁜 일정을 이유로 연기했다.

이날 평가는 클라우드 운영사 아이티센 주도로 구성된 BDX컨소시엄과 게임회사 위메이드 두 개 사를 대상으로 한다. 시는 이미 8명의 외부 평가위원과 내부 3급 이상의 당연직 2명 등 10명을 선정해 두고 있다. 심사 기준은 정량평가 10%, 정성평가 90%로 알려져 있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드디어 디지털자산거래소가 부산에 문을 열게 된다는 사실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게다가 지난 2019년 부산이 국내 처음으로 블록체인특구로 지정되면서 이른바 ‘신성장산업’으로 한껏 기대에 부풀었으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디지털자산거래소 설치는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하나의 획을 그을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토대로 한 디지털 자산거래소는 블록체인 인프라의 핵심으로서 여타 관련 업체들에 큰 기회를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련 법령이 미비한 상태에서 적지 않은 걸림돌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의 제안요청서(RFP) 만으로는 도무지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지가 모호하다. 사업을 제안한 업체들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부산의 관련 업체들이 소외됐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부산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외부 기업들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의 한 관련 단체 관계자는 “사업 진행과정에서 지역 IT업계와 학계, 지역 블록체인기업 등과의 소통이 없었다”면서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시가 동백전 사업에서처럼 외부기업을 선정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우려는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는 100% 민자로 운영되고 시는 관리감독 역할만 수행하는 형태여서 일정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는 부산지역을 한정한 서비스가 아니라 전국, 나아가 세계를 무대로 구상하는 사업이라는 반박도 있다. 당장에는 부산 기업이 소외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업의 성과는 부산지역 업체들에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랜 산고(産苦) 끝에 출범할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의 성공은 결국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과 향후 이를 관리 감독할 부산시가 지역 기업과 학계의 불만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사업의 성과를 지역 블록체인 산업 활성로 이어지게 만드느냐가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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