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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분위기 다르네" IPO 발길 줄어든 보안 스타트업

등록 2024.02.21 06:01:00수정 2024.02.21 08: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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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랩·모니터랩·시큐레터 등 '상장 러시'였던 예년과 달라

ICTK·이지서티 등만 올해 상장 기대…노르마는 상장 철회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올해 정보보호 전문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소식이 잠잠하다. 샌즈랩, 모니터랩, 시큐센, 시큐레터, 신시웨이 등이 앞다퉈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며 '시큐리티 테마'를 형성했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실제 IPO를 진행 중이거나 예정이 기업은 ICTK와 이지서티 정도다. 지난해 예비심사 신청을 했던 노르마는 지난달 상장일정을 철회했다.  

관련 업계는 보안 산업이 유망한 것에는 이견이 없으나,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선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렵단 판단이다.

ICTK·이지서티 올해 상장 기대…노르마는 내년 재도전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를 추진 중인 업체는 ICTK, 이지서티 정도다.

사물인터넷(IoT) 보안칩 전문업체 ICTK는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ICTK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물리적 복제 방지(PUF·퍼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 세계 최초로 PUF 칩 대량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회사는 빠르면 오는 6월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CTK 관계자는 "현재 거래소 검증 절차는 모두 완료된 상태"라며 "심사 결과만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IPO계획을 철회했던 이지서티도 상장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내달 중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이지서티는 각종 개인정보 침해 사고로부터 국민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상용화한 개인정보보호 전문기업이다. 이지서티는 지난해 초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으나,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판단을 내리고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이지서티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 심사서를 접수하고, 올 하반기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14일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노르마는 지난 1월 31일 심사를 철회했다. 상장 진행 중 핵심 사업으로 부상한 양자 사업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인정 받기 위해서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르마 관계자는 "기술평가 시점에는 주로 무선 및 IoT 보안, 양자보안에 집중했지만, 이후 양자컴퓨팅 관련 사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업 가치가 상승했다"면서 "최근 위축된 투자 시장 환경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다 포괄적인 가치 평가를 위해 상장을 잠시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르마는 상장 일정을 조정해 올해 하반기 초격차기술특례상장 거래소 예비심사를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에 상장을 완료하겠단 계획이다.

"불경기에 가치평가 제대로 받을 수 있겠느냐"…기다리는 보안업계

이같은 상황에 지난해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중견 보안업체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선 지난해 상장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란 이야기도 나온다"며 "지난해 상장한 기업들 상황도 좋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시큐레터, 모니터랩, 샌즈랩 등의 연간 매출은 당초 목표액의 80% 수준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불황 여파로 기업들이 IT투자를 줄인 탓인데, 시큐레터는 당초 밝힌 예상 목표 매출(57억원)의 80% 수준 밖에 못 채운 것으로 보고 있으며, 모니터랩도 목표 매출(211억원) 달성이 어렵다고 밝혔다.  샌즈랩 역시 목표했던 136억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목표 매출도 14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보안은 유망한 산업이나, 불경기에 따라 수주를 기대했던 사업의 발주 자체가 불발되거나,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지난해 '뻥튀기 상장' 논란이 있었던 파두 사태 여진도 보안 스타트업들이 IPO를 주저하는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파두는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 평가 받으며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러나 상장 절차 당시 제시한 2·3분기 매출 전망치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이같은 논란에 IPO 시장 신뢰성 훼손 문제가 대두했고, 거래소는 제2의 파두를 막겠다는 취지로 IPO 기술특례상장사에 대한 심사를 더 꼼꼼하게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주관사의 기업 실사부터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심사로 이어지는 절차를 빈틈없이 보완키로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파두 사태 이후 주관사들 자체가 상당히 소극적인 상태"라며 "아무래도 실적보다는 기술을 내세우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다시 따져봐야 할 것이 많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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