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통합 앞둔 한미약품…'운명의 날' 연금·소액주주 향방은?

등록 2024.03.24 08:01:00수정 2024.03.24 08:37: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8일 주총, 이사진 선임안 표결

'키맨' 신동국회장, 장·차남 지지

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이 관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결과 주목

[서울=뉴시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한미-OCI그룹 통합을 둘러싼 한미 오너가 분쟁을 결판 낼 주주총회를 앞두고, '캐스팅보트'를 쥔 개인 최대주주가 한미 장·차남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 20.5%를 보유한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한미-OCI 통합' 실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동국 회장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장·차남 측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고교 후배인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다.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이사회 장악을 위한 모녀(한미 경영진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대 장·차남 표 대결의 '키맨'으로 불려왔다.

입장문에서 신동국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요 주주로서 회사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고자 한다"며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후속 방안을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차남 측은 이번 주총에서 신규 이사진을 구성해 경영권 교체 후 OCI그룹과 한미의 통합을 막겠다는 계획이어서 이번 주총은 통합 실현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된다.

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가처분 결과 중요해졌다

[서울=뉴시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그룹 제공) 2024.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그룹 제공) 2024.03.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선 회사 측의 '신규 이사 6명 선임안'과 OCI그룹 통합에 반대하는 장·차남의 '신규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을 진행한다. 양측의 총 후보자 11명 선임안을 일괄 상정해, 다득표 순으로 최대 6명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OCI그룹 통합을 추진 중인 회사 측에선 6명의 이사 후보를 냈다. 사내이사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OCI홀딩스의 이우현 회장을 추천했다. 이외에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김하일 사외이사 후보 ▲서정모 사외이사 후보 ▲박경진 사외이사 후보다. 현재의 이사진 4명 외에 6명을 추가해, 최대 10명으로 구성할 수 있는 이사회를 장악하겠단 전략이다. 현재 이사진은 송영숙 회장(사내이사)과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임종윤 사장 측이 주주제안 방식으로 추천한 인사는 사내이사로 ▲임종윤 ▲임종훈 후보, 기타비상무이사로 ▲권규찬 ▲배보경 후보, 사외이사로 ▲사봉관 후보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신동국 회장과 국민연금공단, 소액주주 등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건으로 거론돼왔다.

이 중 신 회장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장·차남 측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2024.03.2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2024.03.21. [email protected]


장·차남 측 지분율은 임종윤 사장(9.91%)과 임종훈 사장(10.56%)에 배우자·자녀, 디엑스앤브이엑스를 더해 총 28.42%다. 신 회장 지분을 더하면 40.57%에 이른다.

모녀 측 지분은 송영숙 회장(11.66%)과 임주현 사장(10.2%)에 친족, 재단 등을 더해 35%다. 형제 측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을 포함한 수치다.

이제 관심은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쏠린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들고 있다. 전체 주주 수의 99.9%를 차지(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하는 소액주주는 지분 20.5%(약 143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 등을 참고해 최종 결정하는데, 지금껏 의견을 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은 엇갈린 상황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사측 후보 6명 전원 선임에 찬성했지만 형제 측 5명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냈다. 국내 한국ESG기준원(KCGS)은 형제측 5명 중 4명에 대해 찬성 의견을 표하고, 사측 6명 선임안에 불행사를 권고했다. 글로벌 자문사 ISS는 사측 후보 가운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박경진·김하일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했지만, 임주현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 나머지 안에 반대했다. 형제측의 경우 임종윤 사내이사·사봉관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하고 나머지에 반대 의견을 냈다.

장·차남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의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한미의 통합 계획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반대로 기각되면 통합에 명분을 얻는다. 가처분 결과는 주총 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신 회장에 그룹 통합의 필요성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그럼에도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총이 곧 열린다. 일련의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겠다. 주주님들께서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에 복귀한다면 1조원 이상을 유치할 계획이고,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등 50조 가치를 가진 회사로 키워낼 수 있다. 계획이 실패한다면 물러날 것이다"며 "국민연금도 깊은 고려를 통해 올바른 쪽으로 의결되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