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피해자 집단소송…"강제수사해야"
근로기준법 위반·노조법 위반 등 혐의
[서울=뉴시스] 시민단체가 이른바 '블랙리스트' 명단을 만들어 채용에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CFS)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다. 사진은 MBC가 공개한 '블랙리스트' 논란 인터뷰 관련 쿠팡의 주장.(사진=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시민단체가 이른바 '블랙리스트' 명단을 만들어 채용에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CFS)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 대책위)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취재를 담당했던 기자라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기재된 것으로 보이는 일부 피해 당사자들이 직접 서울고용노동청에 고소장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날 고소에 나선 이들은 노조 간부 및 조합원, 기자, 근무 노동자 등 12명이다. 이들은 쿠팡 주식회사 및 대표이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 및 대표 이사 등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취업방해)·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영국 쿠팡 대책위 대표는 "전산상으로 운영되는 블랙리스트의 특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 가능성이 언제나 상존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고용노동부(고용부)와 경찰은 고발장과 특별근로감독 신청서를 접수한 지 한 달이 훨씬 초과하고 있음에도 쿠팡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어떠한 강제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이에 쿠팡 풀필먼트 본사 소재지가 잠실 신천동에서 문정동으로 변경됐다"며 "고용부와 경찰은 쿠팡이 블랙리스트에 대한 증거인멸을 하도록 방치해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리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만일 고용부와 경찰이 쿠팡 풀필먼트서비스 본사가 이전하는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블랙리스트 증거를 찾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이는 고의적인 증거인멸 방조 행위가 된다"며 "윤석열 정부와 사법당국은 쿠팡의 블랙리스트에 대해 지금이라도 즉시 압수수색 등을 동반한 특별근로감독과 강제수사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소에 나선 뉴스타파 기자 홍주환씨도 "누군가는 말한다. 폭행하고, 절도하고, 성추행하는 일용직을 어떻게 다시 뽑느냐고, 블랙리스트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냐고 말이다. 하지만 쿠팡이 '위험인물'들로부터 직원들을 지키는 방법이 정말 불법의 소지가 가득한 블랙리스트뿐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홍씨는 쿠팡 물류센터에 잠입 취재를 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은 쿠팡이 지난 2017년 이래로 과거 자사 사업장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정보와 함께 채용을 꺼리는 사유를 기재한 문건을 만들어 관리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원은 1만6450명이며, 채용 기피 사유로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 불가능, 건강 문제, 직장 내 성희롱, 반복적인 무단결근 등이 적힌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달 19일 쿠팡대책위 등 71개 단체는 블랙 기업 쿠팡을 근로기준법 위반, 부당노동행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으로 각 서울고용노동청과 서울송파경찰서에 고발한 바 있다. 또 같은 날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서울고용노동청에 특별근로감독 신청서를 접수하고 신속한 수사와 근로감독을 요청했다.
쿠팡은 지난달 15일 회사 기술과 영업기밀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전 직원 A씨와 민주노총 간부 B씨를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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