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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대여금' 피소 윤관 대표…법원 '조정' 불발, 소송 간다

등록 2024.04.17 15:51:14수정 2024.04.17 17: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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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맏사위 윤관 대표, "2억원 갚아라" 소송 휘말려

17일 법원서 해당 소송 '조정 사무수행' 열려

조정 합의 불발, 소송 갈 가능성 높아져

강남 르네상스호텔이 양측 갈등 '진원지'로 꼽혀

'2억 대여금' 피소 윤관 대표…법원 '조정' 불발, 소송 간다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LG 오너일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사진)가 삼부토건 오너 3세인 조창연 씨로부터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소 당한 가운데,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 소송의 조정 사무수행이 열렸다.

조정 사무수행이란 조정관이 정식 재판을 하기 전에 원고와 피고의 원만한 합의 아래 사건을 해결하려는 취지에서 갖는 자리다. 이날 조정 사무수행도 윤 대표와 조 씨가 서로 합의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이날 양측은 '조정'에 합의하지 못했고, 오전 11시40분 열린 조정 사무수행은 단 2분 만에 끝났다. 이날 조정 불성립으로 앞으로 이 사건은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2억 대여금' 피소 윤관 대표…법원 '조정' 불발, 소송 간다


자산가 윤관 대표, 왜 조창연씨에게 '2억원' 소송 당했나?

윤 대표의 이번 대여금 소송 출발은 지난해 11월 1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 씨는 윤 대표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윤관 대표와 조 씨의 법적 갈등은 특히 윤 대표의 자산 규모에 비해 현격히 낮은 '2억원'이 발단이 됐다. 조 씨에 따르면 2016년 9월에 윤 대표에게 5만원권으로 현금 2억원을 빌려줬고, 윤 대표가 이 돈을 갚지 않았다.

조 씨 측은 "윤 대표가 '르네상스호텔 매각으로 이익이 나면 2억원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얼핏 보면 단순 채무관계 같은 이 소송이 눈길을 끄는 것은 조 씨와 윤 대표의 2억원 대여금 소송 이면에 수 조원 규모의 빌딩 재개발 프로젝트가 자리잡고 있어서다. 현재 신세계그룹이 소유한 오피스와 호텔을 아우른 36층 2개동 규모의 '센터필드'가 주인공이다.

이 센터필드 빌딩은 이전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지어졌는데 조 씨와 윤 대표는 이 르네상스호텔을 센터필드로 재개발하는데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르네상스호텔의 이전 소유주인 삼부토건의 오너 3세이고, 윤 대표는 이 르네상스호텔 부지를 사들인 시행사를 거느린 펀드 운영사 대표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조 씨가 윤 대표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이다.

윤 대표 측 시행사인 VSL코리아(현 다올이앤씨)가 2016년 5월 르네상스호텔(당시 벨레상스호텔)을 6900억원에 인수하는 본 계약을 체결하고 4개월이 지난 2016년 9월에 두 사람의 금전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이 같은 정황은 두 사람의 금전 거래 배경에 르네상스호텔 개발 건이 자리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는다.


조창연씨-윤관 대표, 르네상스호텔 매각에 공틍으로 관련돼 

이 두 사람은 경기초등학교 동창으로 이전에도 '박물관의 젊은 친구들'이라는 재계 오너들의 친목 모임을 통해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당초 매각에 어려움이 많았던 르네상스호텔은 윤 대표가 인수자 측 핵심 인물로 나서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삼부토건은 자금난 탓에 2011년부터 알짜 보유 자산인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추진했는데, 매각가격을 높게 책정해 좀처럼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 호텔은 윤 대표와 관련이 깊은 VSL코리아가 등장하며 매각에 급물살을 탄다. 사실상 호텔 매각 과정에서 조 씨는 투자자 유치를 맡고, 윤 대표는 투자자로 활약한 것이다.

만약 두 사람이 호텔 매각을 위해 긴밀히 협력했고, 매각이 성사된 이후에 윤 대표가 조 씨로부터 5만원으로 2억원을 빌렸다면 이 자금을 어떤 용도로 활용됐느냐도 주목거리다.
[서울=뉴시스] 삼부토건 소유의 르네상스호텔의 주인이 지속 바뀌면서 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 주체도 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2021년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현재 들어서 있는 센터필드를 준공해 마침표를 찍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삼부토건 소유의 르네상스호텔의 주인이 지속 바뀌면서 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 주체도 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2021년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현재 들어서 있는 센터필드를 준공해 마침표를 찍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양측 소송,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르네상스호텔'이 진원지

두 사람이 돈독했던 친분 관계와 자산 규모에 비해 이해하기 힘든 2억원 대여금 소송을 하는 것 못지 않게 르네상스호텔의 변천사도 관심사다.
 
윤 대표가 참여한 르네상스호텔 매각은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VSL코리아는 이 호텔을 69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후 프로젝트금융회사인 '맥킨237PFV'를 설립해 부지 개발을 추진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2018년 호텔 자산 일체를 다시 이지스자산운용에 재매각했다. 당시 이 거래는 규모만 2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VSL코리아는 르네상스호텔을 6900억원에 인수해 개발하다가 1조3100억원(매각 금액 기준)의 시세차익을 얻고 매각했다. 일부에선 이처럼 옛 르네상스호텔을 둘러싸고 엄청난 규모의 거래가 오고 갔는데 조 씨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이 윤 대표를 향한 2억원 대여금 반환소송의 단초가 된 것 아니냐고 본다.

이에 따라 이 소송과 별개로 두 사람 사이에 또 다른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씨가 윤 대표에게 르네상스호텔 매각과 재개발에 따른 정당한 이익 공유를 또 다른 소송을 통해 요구할 수 있어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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