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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누비는 경찰…출범 50일 기동순찰대 반기는 주민[현장]

등록 2024.04.17 12:00:00수정 2024.04.17 13: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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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종로 귀금속거리 도보 순찰 동행취재

"급행열차처럼 와줘" "범죄예방해줘 안심"

지난 2월 28개대 2668명 기동순찰대 출범

"문제 해결 순찰 활동으로 범죄 요소 발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쪽방촌을 순찰하고 있다. 2024.04.1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쪽방촌을 순찰하고 있다. 2024.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경찰들이 이렇게 다녀주면 안심되지. 급행열차처럼 오잖아. 단속을 잘해주니까 여기도 조용해졌어."

전날(16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의 한 골목. 이곳에서 62년간 살았다는 우모(81)씨는 골목 구석구석을 살피는 기동순찰대원의 뒷모습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옛날에는 동네에 술병도 수시로 날아다녀 무서웠다"면서 동네 분위기가 차분해진 데에 경찰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

전국 기동순찰대 출범 50일을 맞아 뉴시스는 16일 오후 서울경찰청 기동순찰1대1팀의 서울 종로구 일대 도보 순찰을 2시간가량 동행했다. 탑골공원-돈의동 쪽방촌-종로3가역 귀금속 상가로 이어지는 이 일대는 종로경찰서에 접수되는 전체 신고의 40~50%에 달할 정도로 많은 신고가 집중되는 지역이다.

도보 순찰 중 취재진과 만난 시민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경찰'보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미리 순찰하는 경찰'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종로3가 귀금속 상가에서 15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서미숙(54)씨는 "(귀금속 상가에서) 가끔 도난 사고가 나고 현행범 체포도 종종 되곤 한다"며 "다른 경찰은 신고해야 오는데, 지금 경찰은 예방 차원으로 오는 거니까 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26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강병록씨도 "사설 경비업체도 쓰고 자율 방범도 많이 하고 있다. 그래도 경찰이 왔다 갔다 하면 고맙다. 경찰이 자꾸 보이면 절도범들도 (경찰이) 언제 올지 모르게 된다"고 했다.

돈의동 쪽방촌 주민 이장규(65)씨는 "사람들이 (골목에) 오줌을 싸고 담배를 피워서 거리가 더럽다. 노점상들도 더럽다"며 "경찰이 위생 점검이나 방범 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2024.04.1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2024.04.17. [email protected]



경찰은 다중이 밀집하면서 자주 지저분해지는 탑골공원 인근과 송해길, 익선동 카페거리 등에 대한 잦은 순찰로 거리 정화·범죄 예방 활동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혁 기동순찰1대장은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언급하며 "거리가 깨끗하고 기초적인 질서가 잡혀 있어야 범죄도 적어진다. 이곳 순찰을 많이 돌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와 거리 정화 활동, 불법주정차 단속, 범죄 의심 차량 차적 조회 등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보·거점순찰 특성상 주민과 자연스러운 접촉 기회가 늘어나면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해 나가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김 대장은 "최근 용산 관내에서 경찰이 고시원 총무랑 친해지면서 범죄 피의자 의심 제보를 받아 절도 수배자를 검거한 사례가 있다. 대로변에 눈이 안 녹아 오토바이가 골목을 못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걸 대원들이 도왔다가 그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보 순찰 후 '지역 경찰서의 순찰과 기동순찰대의 순찰의 차이점'을 묻는 말에 "지구대·파출소는 112신고 대응이 주업무라면, 기동순찰대는 순찰이 주업무다. 특히 '문제 해결적 순찰 활동'으로 이름을 붙였다. 순찰을 하면서 국민에게 위험을 주는 요소가 있지는 않는지 발굴하면서 순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동순찰대원의 단속 사항을 지역 경찰서에 넘기면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처를 묻는 말에는 "2014년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사건을 직접 처리하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형사 기능이나 지역 경찰 기능과 함께 유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거리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2024.04.1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거리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2024.04.17. [email protected]



앞서 경찰청은 지난해 잇따른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광역 단위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보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탄력적 운용이 가능한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를 신설했다.

기존의 일부 내근 및 업무중복 부문과 정보·외사 부서 등을 축소·통폐합해 발생한 인력 중 2688명을 전국 28대(대당 97명)의 기동순찰대 신설에 투입했다.

팀 단위 활동(1개 팀 7~8명)을 기본으로 전국 시도 경찰청에 소속되는 기동순찰대는 다중 밀집 장소·공원 둘레길 등 범죄 취약지에서 순찰 업무를 담당한다. 지난 2월20일 출범해 이날로 출범 57일째를 맞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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