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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고는 아이 덜 자란다?…'이 수술' 덕에 잘자고 키 쑥쑥

등록 2024.04.23 09:01:35수정 2024.04.23 10: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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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이건희 교수 인터뷰

"의심증상 6개월 정도 지속시 진단을"

"풍부한 경험·세심함 빠른회복 원천"

[서울=뉴시스]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4.04.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4.04.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성장기 아이가 코로 호흡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잘 때 심하게 코를 곤다면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이라면 성장 장애는 물론 심할 경우 심장과 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피타(PITA) 수술'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편도선을 일부만 절제하는 '피타(PITA) 수술'을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 치료에 적용해온 '소아 코골이 전문가'다. 2003년 미국 연수 당시 처음으로 피타 수술을 접한 후 귀국해 수 년간 준비한 후 피타 수술을 10년 넘게 시행했다. 또 임상 연구를 통해 더 나은 수술법과 수술 후 관리에 대한 근거를 논문을 통해 입증했다.

이 교수는 "부모가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후 마음이 급해 한두달 새 병원을 4~5곳을 거쳐 오는 경우도 많다"면서 "집에서 6개월 정도 경과를 관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심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피타 수술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편도가 비대해져 코를 고는 소아환자에게 효과적이다. 고가의 미세절삭흡인기를 사용하지만 포괄수가제(입원할 때부터 퇴원할 때까지 발생한 치료행위를 모두 묶어 미리 책정된 진료비를 지불하는 제도)의 적용을 받아 수술비 부담도 적다. 달리 얘기하면 병원에서는 수익을 보기 어려운 수술인데, 이 교수는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타 수술을 발전시켜왔다.

이 교수는 "피타 수술 후 재발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임상적 근거들이 많고, 아이들도 통증이 적고 일상회복이 빨라 수술이 필요하다면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은 정확히 어떤 질병인가요?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은 주로 소아에서 발견되는 질병입니다. 편도, 정확히 말하면 입을 벌렸을 때 바로 보이는 구개편도와 코 뒤쪽에 위치한 편도인 아데노이드가 지나치게 비대해져 주로 잘 때 코막힘, 코골이 등의 증상을 보이고 수면의 질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알레르기 비염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알레르기 비염도 코막힘과 코골이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주로 비강(코안) 내 코점막이 부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문제가 동반돼 나타나는 환아는 더욱 더 적극적인 수술 결정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전체 환자 중 소아청소년 환자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편도선은 소아기에 급격히 발달하지만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퇴화합니다.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주로 소아청소년 시기에 발병하는 이유죠. 약 95% 이상이 소아청소년 환자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은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나요?

"만성적인 코막힘과 입으로 숨을 쉬는 구호흡, 수면의 질이 떨어집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수면 부족은 성장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성장 장애로 이어질 수 있고, 수면의 질 저하가 지속될 경우 정서 장애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주의력결핍장애(ADHD)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을 알아챌 수 있는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주된 증상이 수면 장애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면 시 증상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자면서 코를 많이 골거나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되는 현상, 잠에서 자주 깨고 이른바 슈퍼맨 자세(목을 꺾고 자는 자세)가 동반된다면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특히 잠을 자지 않을 때에는 만성 구호흡으로 인해 안면골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데노이드형 얼굴 즉,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자세를 자주 하고 있는지도 체크해봐야 합니다."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의 적극적인 치료법으로 ‘피타 수술’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피타 수술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며 어떤 장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편도·아데노이드가 지나치게 클 때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로 비대해진 부분을 절제하는 것입니다. 제가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피타 수술은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완전히 절제하는 완전 절제술과 달리 편도선을 싸고 있는 캡슐(피막)을 보존하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통증이나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통증의 정도는 개인차가 있지만, 초기 통증의 정도를 '시각 아날로그 척도'(0~10점)로 나타내면 30~40% 정도 덜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피타 수술의 대략적인 소요 시간과 입원 기간이 궁금합니다.

"수술 시간 자체는 10분 내외이고 입원 기간은 2박3일입니다. 수술 전날 입원해서 수술하고 그다음 날 퇴원하는 시스템이죠. 아무래도 소아청소년 환아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방학 기간에 수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뉴시스]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편도선을 일부만 절제하는 '피타(PITA) 수술'을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 치료에 적용해온 '소아 코골이 전문가'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4.04.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편도선을 일부만 절제하는 '피타(PITA) 수술'을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 치료에 적용해온 '소아 코골이 전문가'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4.04.23. [email protected].

-수술 후에는 특별히 어떤 것을 주의해야 할까요?

"수술 직후에는 음식물 섭취를 주의해야 합니다. 덩어리가 크고 딱딱한 음식, 뜨겁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수술 부위에 출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 5~7일 정도는 피해야 합니다. 또 수술 후에는 일시적으로 목소리 톤이 살짝 올라가는 현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1달 정도가 지나면 원래 상태로 회복되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소아청소년 환자의 경우 전신 마취에 대한 부담 때문에 피타 수술을 망설이기도 하는데요. 교수님께서 직접 피타 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짚어 주신다면요.

"보호자분들께 항상 받는 질문인데요. 특별히 피타 수술을 한다고 해서 마취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신 마취의 여부도 중요하지만, 마취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도 무척 중요합니다. 피타 수술은 일반적인 절제술보다 마취 시간이 짧아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편도를 제거해도 건강에 별다른 영향이 없고, 편도의 85% 이상을 제거하면 다시 자라지 않아 재발의 우려가 없습니다. 문제가 지속된다면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가급적 어릴 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에서 내세울 수 있는 피타 수술의 최대 강점은 무엇인가요?

"피타 수술을 10년 넘게 시행하면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입니다. 한 예로 수술 후 항생제를 무조건 처방하지 않습니다. 임상 연구를 통해 항생제를 굳이 처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세심함이 환아들을 빠른 시일 안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자라나는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나는 데 일조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님들로부터 아이가 수술을 받은 후 잠도 푹 자고 키도 부쩍 컸다는 얘기를 들을 땐 보람도 느낍니다. 마취, 수술이 부담돼 치료를 미루다 보면 그보다 더 큰 문제로 장기간 고생을 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 편도·아데노이드비대증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1년 이내에 편도염을 5회 이상 겪었다
□ 중이염, 축농증이 동반되거나 자주 재발한다
□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거나 자주 토한다
□ 코골이가 심하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 엎드려 자거나 자다 깨는 일이 많아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
□ 집중력이 낮고 주의력이 매우 산만하다
□ 숨소리가 거칠고 구호흡을 한다
□ 또래에 비해 체구가 작고 야뇨증이 잦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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