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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저건 맞고 압송 뒤 숨진 살인미수범…계획범행 정황

등록 2024.04.24 14:39:18수정 2024.04.24 15: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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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숨어있다가 준비한 흉기 의붓아들에 휘둘러

피해자 생명 위험 긴박한 순간 테이저건 쏴 제압

피격 38분 후 호흡곤란 등 이상 증세 보이다 숨져

테이저건 맞고 압송 뒤 숨진 살인미수범…계획범행 정황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의붓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 테이저건에 맞고 붙잡혀 조사 직전 숨진 50대가 미리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붓아버지인 그는 재혼 후 이혼하는 과정에서 앙심을 품고 미리 흉기를 준비한 채 가족들이 별거 중인 아파트를 찾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50대 A씨는 10여년 전 재혼한 뒤 약 2년 전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이혼 소송을 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의붓아들과 딸 등 가족들과 불화가 깊어졌다.

이에 앙심을 품은 A씨는 전날 오후 가족들이 살고 있는 광주 북구 양산동 한 아파트를 찾아갔다. 그의 품속에는 흉기도 들려있었다.

아파트 계단 통로에 숨어 있던 A씨는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30대 딸이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려고 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위협하며 집안에 쫓아 들어갔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딸은 경찰에 신고하려 했으나 A씨에 의해 휴대전화를 빼앗겼다. "살려 달라"는 다급한 외침에 방에서 나온 30대 아들은 곧장 A씨를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 사이 딸은 신고를 하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A씨는 흉기로 아들의 어깨와 가슴, 옆구리 등을 찔렀다.

출동한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A씨는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아들의 목을 조르며 다른 손에는 흉기를 들고 있었다.

경찰이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했지만 A씨는 저항을 이어갔다. 그가 흉기를 더 휘두를 경우 피해자의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경찰은 A씨를 향해 테이저건을 쐈다. 발사된 전극 침은 A씨 등에 꽂혔다.

살인 미수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는 경찰서로 압송된 지 2분 만에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점차 의식이 흐려졌다. 경찰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119구급대는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병원 도착 36분 만에 결국 숨졌다.

사망 당일 시신을 검안한 병원 측에서는 A씨 사인에 대해 '원인 불명 심정지'라는 소견을 냈다.

흉기에 찔려 크게 다친 아들은 대학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테이저건에 맞은 시점(오후 5시 59분)과 경찰서 도착 뒤 의식 저하가 발생한 시점(오후 6시 37분) 사이 38분가량의 시차가 있다"며 "A씨가 지병이 있다는 진술도 있어 정확한 사망 원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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