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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사당 덕수궁 선원전,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등록 2024.04.25 17:10:12수정 2024.04.25 18: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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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덕수궁 선원전 발굴터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4.04.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덕수궁 선원전 발굴터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4.04.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덕수궁 선원전 권역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선원전 권역은 '아름다운 옥의 근원'이란 뜻으로, 선대 왕의 어진 등을 모시는 제사를 지내던 왕실의 사당으로 궁궐 내 가장 신성한 공간이었다.

일제에 의해 1920년대 모두 철거된 후, 경성제일공립고등여학교, 조선저축은행 중역사택, 미국공사관 부속건물 등이 건립됐다.

25일 서울 덕수궁에서 재정비된 선원전 권역과 아트펜스가 공개됐다.

지난 2011년 미국과의 토지 교환을 통해 확보한 ‘덕수궁 선원전 영역’의 일부로 약 8000㎡ 규모에 달한다.

개방 공간은 크게 조선저축은행 중역사택과 선원전 발굴터로 나뉜다.  중역사택 구역은 노거수를 활용한 휴게와 전망이 가능하도록 조성됐고 선원전 발굴터는 발굴된 원형 화계 석축과 아트펜스, 잔디 공터 및 휴게 장소로 정비됐다.

잔디가 깔린 넒은 공간에는 일부 정비된 원형 화계 석축이 정비됐다. 그 앞에는 퍼걸러와 돌 의자들이 배치되어 있다. 퍼걸러는  옥외에 그늘을 만들기 위해 설치된 기둥과 보로 이뤄진 구조물이다. 

전의건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사무관은 "퍼걸러가 두 개가 배치돼 있는데 아트펜스와 선원전터를 바라보도록 구성을 했다“며 "우측에 휴식 할 수 있는 의자는 경기 여고 건물을 구성했던 옛날 석물들을 재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한 시민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수궁 선원전터에서 열린 덕수궁 선원전 권역 및 아트펜스 공개행사에서 아트펜스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2024.04.2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한 시민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수궁 선원전터에서 열린 덕수궁 선원전 권역 및 아트펜스 공개행사에서 아트펜스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2024.04.25. [email protected]


석축 옆에서 오른쪽으로 길게 늘어선 아트펜스는 오방색 세로 줄 무늬들을 배경으로 버드나무, 회화 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가로로 나열되어 있다.

아트펜스를 디자인한 이명호 작가는 "수직선 시선으로  신 즉 왕과 과거의 시선과 수평적 시선인 인간 즉 국민과 현재)의 시선'이  교차하여 입체적 시선이 완성되듯, 과거와 현재가 만나 미래를 그린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터에 선원전 등이 조성되기 훨씬 전부터 여기에 자리잡고 있었던 터줏대감 회화나무는 조선-대한제국-일제-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부침이 유독 심했던 우리 근현대사를 한 자리에서 묵묵히 지켜본 살아 있는 증거"라며 "일제에 의해 모조리 허물어질 때도, 새로이 서고 또 허물어지길 반복하는 동안에도, 용케 덩그러니 홀로 남아 그 자리를 지켜온 회화나무를 중심으로 수직적 시선과 수평선 시선이 교차하며 과거와 현재가 만나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제의적 성격도 있다는 점을 표현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수궁 선원전터에서 열린 덕수궁 선원전 권역 및 아트펜스 공개행사에서 공개된 조선저축은행 사택. 2024.04.2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수궁 선원전터에서 열린 덕수궁 선원전 권역 및 아트펜스 공개행사에서 공개된 조선저축은행 사택. 2024.04.25. [email protected]


선원전 권역에 있는 조선저축은행 중역사택 외부도 공개됐다.

전 사무관은 ”이 사택이 위치한 곳은 선원전 권역에서 사정당 터였는데 사택 조성할 때 원형 지방보다 50cm에서 1m 가량을 더 높여서 사택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후 복원이 되면 이 사택을 이건 또는 철거하고 발굴을 통해 원형 지반을  찾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택 규모를 봤을 때  조선저축은행 은행장을 위해서 건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일본의 전통적인 생활공간을 구현한 평면과  실내 구성 요소가 전반적으로 반영돼 있고 1930년대 일본에서 유입된 서양 근대 건축 요소도 적극 도입된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선전원 권역은 ‘덕수궁 복원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30년 초부터 복원이 추진될 예정이다. 복원 공사 시작 전까지 국민을 위한 열린 공간이자 도심 속 휴식처 활용될 수 있도록 정비됐다.

오는 26일부터 무료 개방된다. 덕수궁 돌담길부터 정동공원, 러시아 공사관에 이르는 '고종의 길'과 같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개방된다. 다만, 올해는 시범적으로 오는 8월 31일까지만 개방하고, 상시 개방은 내년부터다.

오는 7~8월에는 조선저축은행 중역사택 내부에 덕수궁 선원전 회화나무 등을 주제로 팝업 전시가 준비된다. 오는 2025년 이후 내부 상설전시 등을 포함한 중역사택 내부를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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