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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4명 중 1명 '나 혼자 산다'…우울감 경험, 전체 인구의 2.6배

등록 2024.04.30 06:00:00수정 2024.04.30 06: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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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발표

작년 장애인 264만7000명…절반 이상 65세 넘어

장애인 80% '차별' 느껴…선천적 장애인 12% 불과

1인 가구 10명 중 4명 이상 "사회적 고립도 느껴"

월소득 평균 305만8000원…취업률 37.2%에 그쳐

[대전=뉴시스]대전장애인콜택시. (사진=대전시 제공) 2024. 02. 05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대전장애인콜택시. (사진=대전시 제공) 2024. 02. 05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우리나라 장애인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4명 중 1명 이상은 혼자 사는 '독립 가구'로 파악됐다.

19세 이상 장애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매년 낮아지는 추세이지만 전체 인구가 겪은 우울감보다는 2.6배 높았다. 장애인 중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비율은 85%에 육박했으며 35%는 일상생활 수행 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등록장애인 중 재가 장애인(일상생활이 어려워 집에 머물며 살아가는 장애인) 8000명에 대한 방문·면접 조사로 실시됐다.

장애인 264만7000명…54%는 65세 이상 고령자

우리나라 등록장애인 수는 지난해 5월 기준 264만7000명으로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54.3%로 처음 절반을 넘었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2020년(49.9%)보다 4.4%포인트(p) 증가했다. 65세 이상 장애인 가구는 2011년 38.8%에서 2014년 43.3%, 2017년 46.6% 등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장애인 가구 중 혼자 사는 사람은 26.6%에 달했다. 2020년 27.2%보다는 감소했지만 4명 중 1명이 '나 홀로 가구'를 꾸리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 1인 가구는 2011년 17.4%에서 2014년 24.3%, 2017년 26.4%, 2020년 27.2%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낮아졌다. 평균 가구원 수는 2.28명으로 2020년 2.31명에 비해 감소했다.

장애인 중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51.8%이며 사별 20.7%, 미혼 17.0%였다. 교육 정도로 보면 대학 이상 학력자가 17.4%로 2020년 14.4%보다 높아졌다.

장애인 생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3점으로 2020년(3.2점)보다 높았다. 가족관계(3.9점), 결혼생활(3.9점), 살고 있는 곳(3.8점)은 상대적으로 높았고 건강 상태(2.9점), 한 달 수입(3.0점), 여가 활동(3.1점)은 낮았다.

장애인이 느끼는 전반적 행복감은 10점 만점 중 5.79점으로 전체 인구(6.56점)에 비해 낮았다. 장애인 차별이 있다고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80.1%로 2020년(63.5%)보다 크게 상승했다.

장애인이 지난 1개월 동안 '거의 매일' 외출한 비율은 63.4%였으며 '전혀 외출하지 않은' 비율은 3.5%였다. 외출 시 교통수단 어려움이 있는 경우는 35.2%였다. 주된 어려움은 '버스·택시의 물리적 접근과 탑승 어려움'(53.2%), '버스·택시 이용 시 정보 접근 어려움'(17.9%), '장애인 전용 교통수단 부족'(15.5%) 등을 꼽았다.

장애인 88%는 '후천적'…19세 이상 12.4% 우울감 경험

장애인 중 선천적 장애인은 11.9%에 그쳤으며 나머지 88.1%는 후천적 원인에 의해 장애를 갖게 됐다.

19세 이상 장애인 중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는 84.8%이며 평균 2.5개의 질환을 보유했다. 질환별로는 고혈압이 49.3%로 가장 많았으며 이상지혈증 27.6%, 당뇨병 25.1%, 골관절염 23.3%, 만성통증 15.8%로 집계됐다. 장애인 중 현재 재활치료를 이용하는 경우는 23.7%였다. 이 중 83.5%는 18세 미만이었다.

장애인 주관적 건강 인식은 '좋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18.9%로 2020년 14.0%보다 높지만, 전체 인구가 좋다고 느끼는 인식(36.2%)보다는 낮았다. 19세 이상 장애인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31.2%로 전체 인구가 느끼는 스트레스 인지율 25.6%보다 높았다.

장애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12.4%로 3년 전(18.2%)에 비해 낮았지만, 전체 인구의 우울감 경험률(4.7%)보다는 2.6배 높았다. 장애인의 자살 생각 경험률도 전체 인구(5.7%)보다 높은 8.9%로 추산됐다.

19세 이상 장애인의 흡연율은 15.7% 고위험 음주율은 5.6%로 전체 인구의 흡연율(16.9%)과 고위험 음주율(13.4%)보다 낮았다.

정기적·지속적으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 비율은 88.5%로 코로나19 발병 때인 2020년(76.3%)보다 증가했다. 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은 17.3%였다. 이 중 이동 불편(36.5%) 이유가 가장 많았으며 경제적 이유(27.8%), 시간이 없어서(13.0%), 동행자가 없어서(7.1%) 등이 뒤따랐다.

일상생활 수행 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35.3%로 3년 전(32.1%)보다 3.2%p 늘었다. 일상생활 주된 지원자는 가족 구성원이 82.1%로 압도적이었으며 공적 돌봄서비스 제공자는 13.8%로 조사됐다. 반면 65세 이상은 주된 지원자가 공적 돌봄서비스 제공자인 경우가 17.3%로 전체 장애인 비율보다 높았다.

아프거나 우울할 때 도움 받을 사람이 없는 경우로 판단하는 사회적 고립 수준은 35.4%였다. 특히 1인 가구가 느끼는 사회적 고립도는 42.8%나 됐다.
장애인 4명 중 1명 '나 혼자 산다'…우울감 경험, 전체 인구의 2.6배


장애인 46% '중하' 계층으로 인식…취업자 비율 37.2% 그쳐

장애인 중 46.0%는 주관적으로 '중하' 계층에 있다고 인식했다. 이 중 '하'로 인식하는 경우는 41.1%로 전체 인구 '중하'(38.3%)나 '하'(35.4%)보다 높았다. 반면 '상', '중상'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각각 0.4%, 12.6%에 불과했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5만8000원, 지출은 242만6000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2022년 4분기)과 비교하면 각각 63.3%, 66.9% 수준이었다. 취업자 비율은 37.2%로 전체 인구의 취업자 비율 63.3%보다 현저히 낮았다.

취업 장애인의 종사상 지위는 임시근로자가 29.6%였으며 상용근로자(25.9%), 자영업자(24.3%), 일용근로자(18.0%) 순이었다. 장애인 중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유형별 수급자 비율은 생계급여 17.4%, 의료급여 17.3%, 주거급여 20.7%였다.

장애인들이 국가 사회에 가장 먼저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 보장이 43.9%로 1위였으며 의료보장(26.9%), 고용보장(7.9%), 주거 보장(6.5%), 장애인 건강관리(4.2%) 등이다. 장애 등록 이후 국가나 사회로부터 어느 정도 지원을 받았는지에 대한 인식 수준은 2.9점으로 2020년(2.6점)보다 높았다.

장애인의 98.2%는 중앙부처가 운영하는 장애인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으며, 평균 4.8개의 서비스를 이용했다.

황승현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장애인의 고령화가 확인됐으며 복지 욕구도 소득·의료 외에 고용, 이동권, 건강관리 등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장애인 정책을 보다 다각화하고 세심하게 설계해 복지 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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