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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퇴직연금도 AI가…로보어드바이저란[금알못]

등록 2024.07.08 06:00:00수정 2024.07.08 10: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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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홈페이지. (사진=코스콤 제공)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홈페이지. (사진=코스콤 제공)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이르면 연말부터 내 노후자산인 퇴직연금을 인공지능(AI)이 관리해주는 시대가 열립니다.

AI가 글을 써주고 그림도 그려주는 시대에 데이터를 통한 예측 활동이라 할 수 있는 투자 영역까지 손을 뻗는 건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투자 영역에서 로봇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가 도입된 건 2017년입니다.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이 투자 자문을 해주거나 직접 굴려주는(일임) 서비스를 '로보어드바이저'라고 합니다.

일반 금융상품과 달리 퇴직연금의 경우 원칙적으로 일임 운용이 허용되지 않아 그간 퇴직연금 적립금에는 로보어드바이저도 일임이 아닌 자문 형태로만 제공이 돼 왔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샌드박스 도입을 통해 하반기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신청을 앞두고 있어,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노후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업계와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9월 경 신청이 이뤄지면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금융위 승인을 받은 알고리즘은 시범적으로 상용화될 예정인데요. 지난달까지 약 7개월 간 코스콤으로부터 기술 심사를 받은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들이 신청 가능 대상이 됩니다.

정부는 성과를 고려해 향후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를 정식으로 제도화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과연 AI에 맡기는 퇴직연금, 믿을 만 할까요.

지난 3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는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은 과거 데이터 기반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시황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 수익률 관리가 가능해 장기 투자 상품인 퇴직연금을 관리하는데 적합하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또 "실제 국내 출시 로보어드바이저는 국채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이 높고 위험 자산 투자 비중이 낮아 주가 상승기에는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이 저조한 편이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시장이 크게 침체됐던 2022년 당시 코스피 수익률은 -24.9%였으나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은 안정추구형이 -6.1%, 위험중립형이 -9.0%, 적극투자형은 -11.9% 수준이었습니다.

국내자산형·적극투자형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중 운용 기간이 5년을 넘는 23개 알고리즘의 5년 누적 수익률은 3월12일 기준 60.0%로 코스피 25.4%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물론 수익률이 다 좋은 건 아닙니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알고리즘은 모두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공시되고 있는데요, 5일 기준 안정추구형 259개 중 8개가, 위험중립형 역시 259개 중 8개가, 적극투자형은 262개 중 9개가 누적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에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가 허용된다면 수요는 크게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퇴직연금을 로보어드바이저에 맡기고 있기도 합니다.

400조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 간 경쟁은 치열합니다. 콴텍, 파운트 등 핀테크 업체들은 물론 투자일임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들도 제휴를 맺거나 자체적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투자 라이선스가 없는 은행권도 지금 퇴직연금 시장을 잡고 있지만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속속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과 일임서비스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증권사 퇴직연금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국민은행의 만남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으며 신한은행은 쿼터백자산운용·콴텍투자일임 등과, 하나은행은 파운트투자자문과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앞으로 AI에게 퇴직연금을 맡길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믿을 수 있는 업체의 알고리즘인지, 퇴직연금 사업자가 내 투자성향에 맞는 적합한 알고리즘을 추천하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하겠습니다.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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