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건축사 "전문 지식 살려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겠다"
건축의 날 대통령 표창…장사시설 등 혐오공간 개선 공로
APEC 건축가, 모교 홍익대 교수로 12년간 후학 양성도
[수원=뉴시스]김동훈 건축사
[수원=뉴시스] 이준구 기자 = "건축사는 자신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축도 종합적인 문화·예술분야인 만큼 건축가로서의 혼을 담아 작품성과 실용성을 겸비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제20회 건축의 날을 맞아 오는 8일 대통령 표창을 받는 김동훈 건축사(진우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지역을 넘어 세계적인 건축가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난 1974년 수원공고를 1회로 졸업한 뒤, 현대건설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전문 지식의 필요성을 느끼고 늦깎이로 1981년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에 입학했다. 1990년 건축사 면허를 취득, 진우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한 김 건축사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학문과 실무를 겸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홍익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설계학과에서 건축설계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이어 2003년에는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실무와 이론 등 그의 능력을 인정한 모교 홍익대는 2008년 건축도시대학원 부교수에 임용, 2020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약 12년간 후학들을 양성하기도 했다. 현재도 초빙교수로 근무 중이다.
특히 그는 1995년 종합장사시설인 수원시연화장과 반딧불이화장실 설계공모 당선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혐오 및 기피 건축물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당시만 해도 장례식장 및 화장실 등은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이 기피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건물들을 문화공간으로 재창출, 사회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냈으며 화장실 문화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크게 높이는데 공을 세웠다.
그의 작품 반딧불이 화장실(수원시 광교동)은 1999년 월드컵문화시민협의회 공모에서 대상에 당선된 으뜸 화장실로 손꼽힌다. 1급수에 사는 다슬기만 먹는 반딧불이처럼 깨끗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수원의 문화 상징을 담고 있으며 이후 16개소의 문화적 화장실을 추가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문화가 있는 화장실’이라는 개념을 도입, 클래식이 울려퍼지고 또 책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화장실이 단순한 배설공간이 아닌 품격 있는 문화공간과 환경으로 조성되는데 크게 기여한 것이다.
김동훈 박사에 의해 한국의 장사문화도 바뀌는 계기가 됐다. 2001년 공모에 당선돼 설계한 종합장사시설 수원시연화장이 그곳이다. 당시만 해도 '화장'은 무연고자, 전염병, 가난한 자들을 위한 불행한 삶의 마침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20여 년이 지난 현재는 화장률이 90%가 훨씬 넘어 화장문화가 이제 우리 삶에 정착되도록 했다. 종합장사시설의 이미지를 어둡고 불결한 곳이 아닌 아름다운 미술관 같은 보타닉파크의 개념을 도입,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계획한 것이다.
이외에도 울산하늘공원, 홍성종합화장장, 제주화장장, 인제화장장, 서울벽제화장장 현대화 사업, 광명시 봉안당, 평택시 봉안당 등도 그가 설계한 작품으로 기피 대상이었던 종합장사시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건축가다.
이처럼 쾌적하고 아름다운 문화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제11회 대한민국 환경문화상과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건축가이기도 한 김동훈 박사는 "건설경기의 침체로 건축사들의 업무 영역이 크게 줄고 있지만 인간 삶의 본질적 해결 방안을 공간이라는 공유수단을 통해 찾아주는 직업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새로운 영역이 또다시 펼쳐질 것"이라며 "실용 학문을 현장에서 실현하는 건축가로, 학자로, 나아가 사회의 봉사자로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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