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만 102개…'맨발 걷기' 열풍에 곳곳 황톳길 조성[구청25]
도시공원 곳곳 걷기 편한 황톳길 조성
세족장·쉼터·신발장 등 휴게시설 갖춰
서울시, 조성 및 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서울=뉴시스]강동구 명일근린공원 내 황톳길.
맨발 걷기는 숲길이나 산책로를 맨발로 걸으며 땅의 에너지를 직접 체험하는 것을 말한다. '땅과의 접촉으로 치유한다'는 뜻의 '어싱'(Earthing)이라는 용어로도 불린다.
지압 효과와 동시에 스트레스 완화, 혈액 순환 촉진과 성인병 예방 등 건강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어 맨발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내 23개 자치구에 102개소 맨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나머지 종로구는 이날 인왕산 맨발산책길을 조성해 개통했고, 강북구도 내년 상반기 만들어질 계획이다.
자치구마다 산책로의 특징이 각양각색이지만 대부분 세족장, 신발장, 가방걸이대, 쉼터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먼저 종로구는 불법주차로 몸살을 겪던 인왕산 해맞이동산 일대 이면도로의 콘크리트 포장을 걷어내고 연장 134m 맨발길을 조성했다. 구는 향후 삼청공원, 숭인공원, 와룡공원에 차례로 산책길을 만들 계획이다.
동대문구도 지난 달 25일 답십리근린공원에 숲속 황톳길을 조성했다. 공원 중앙이 차도로 나뉘어 있는 특성을 고려해 답십리1공원(상부)에는 130m, 답십리2공원(하부)에는 110m로 총 240m의 황톳길을 만들었다. 경사진 구간에는 황토 유실을 방지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압 보도를 시공했다.
강동구는 최근 두레근린공원, 명일근린공원, 동남로 녹지 구간 등 총 3개소에 황톳길을 만들었다. 특히 동남로 녹지 구간은 황토를 유지관리하는 데 효율성을 높이고, 여름철 집중 호우에 황토가 대량으로 유실될 수 있어 시범적으로 건식형 공법을 채택했다.
이는 습식형 황톳길보다 다소 단단한 촉감과 마사토 알갱이로 거칠게 느껴질 수 있으나, 안정감과 청결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다.
[서울=뉴시스]서초구 문화예술공원 황토체험장.
'걷기 특화구'를 선언한 동작구는 관내 15개동 전체에 61곳의 맨발길을 마련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1동 1황톳길’ 조성 완료를 시작으로 내년 6월까지 총 20곳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봉구는 초안산근린공원에 조성한 황톳길에 서울시 최초로 바닥 분사형 쿨링포그 20기를 설치했다. 황토의 질감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토사·낙엽·빗물 등 이물질 유입 차단을 위한 캐노피도 설치했다.
서울 시내 맨발산책로가 100곳 이상 늘어나자 서울시도 조성 및 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최우선 사항을 안전으로 설정하고 동선 분리를 통한 이용객 마찰 최소화, 토사 유실 등으로 인한 환경 오염 최소화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또 기존 맨발길로 사용하던 자연지반 등을 활용하되 이용자 분리를 위해 일반산책로와 맨발산책로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도록 했다.
비가 올 때 토사가 넘쳐 유실되거나 주변을 오염시키는 일이 없도록 평탄한 지형에 설치할 것도 권장했다. 그밖에 안내판과 청소도구함을 필수 비치하고 의자, 세족장, 신발장 등 편의시설을 적절히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서울 시내 맨발산책로 품질이 전반적으로 올라가고 이용자가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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