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콧 보고서 일파만파...유가족 '블레어 거짓말쟁이' 시위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에서 한 여성이 6일(현지시간)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전쟁범죄자로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이날 발표된 ' 칠콧 보고서'는 이라크 전이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시작됐으며, 부적절한 계획과 실행으로 결국 승전과는 거리가 멀어진 전쟁이 됐다고 비판했다. 2016.07.07
AP통신에 따르면 전사한 군인의 유가족들은 이날 블레어 전 총리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유가족들을 대변하는 한 변호사는 AP통신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칠콧보고서 공개 3시간 전에 보고서를 살펴 본 일부 유가족들도 이날 성명에서 “이 보고서로 이라크전쟁 같은 실패한 전쟁이 재연되지 않게 해야 한다”며 “절대 다시는 그렇게 많은 영국인들의 생명이 희생되고 긍정적 결과도 없이 국가를 파괴로 이끌게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5년 이라크 전쟁 중 전투기 추락사고로 공군에 입대한 오빠를 잃은 새러 오코너는 이날 AP통신에 블레어 총리를 “세계 최악의 테러범”이라고 비난했다.
현지 일간 익스프레스도 전사한 영국군 유가족들이 이날 칠콧보고서 공개 전부터 블레어 전 통리를 자신의 손에 피를 뭍인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지난 2006년 이라크전에 참전한 아들을 잃은 캐런 손튼은 이날 익스프레스에 이 보고서로 블레어 전 총리의 말이 거짓임을 증명할 수 있다면 블레어 전 총리를 전범 협의로 고소하고 싶다며 블레어 총리의 입에서 나온 이라크에 관한 모든 말은 거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라크전과 관련된 거짓말쟁이들은 자신이 벌일 일을 해명해하기 위해 전쟁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그들은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2003년 이라크전에 전사한 전경 존 밀러의 아들 사이먼 밀러는 “블레어 전 총리가 국제형사 재판소에 회부되길 바란다”며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 말고도 여러 사법기구가 있다, 블레어 전 총리가 피고인석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2003년 허큘리스 C-130 수송기 격추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 툴리아 닉콜슨은 “블레어 전 총리가 이라크 전에 대한 진실을 가리기 위한 눈가림을 할 것”이라며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힌 그가 자신뿐 아니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비난을 받지 않게 하려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제형사재판소는 이라크 전쟁 중 영국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는지를 조사할 수 있지만, 전쟁을 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적법성을 판단할 권한은 없어 블레어 전 총리가 전쟁범죄로 회부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