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터키대통령 "네덜란드는 나치·파시스트 잔재"
【앙카라=AP/뉴시스】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지지자들이 25일(현지시간) 앙카라에 있는 경기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터키 국기와 야당 민족주의행동당(MHP)을 창당한 알파르슬란 투르케스 전 대표의 사진을 들고 있다. AKP는 이날 개헌안 국민투표 찬성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2017.02.26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의 한 행사에서 “네덜란드 정부는 이제 그들의 항공기들이 터키에 어떻게 착륙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항공기의 터키 취항을 불허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들은 정치를 모르고, 국제 외교도 모른다. 이런 것들은 나치의 잔재다. 그들은 파시스트들”이라고 비난했다.
오메르 셀릭 터키 유럽연합(EU) 담당 장관은 “유럽 당국의 조처는 인종차별주의자와 파시스트. 반 민주주의, 반 인권주의, 이슬람 혐오주의, 반 유대주의 등을 배경에 깔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네덜란드 정부는 로테르담을 방문한다고 밝힌 차우쇼을루 장관의 전용기 착륙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네덜란드 정부의 반대에도 "오늘 로테르담에 간다"고 말했다.
아흐메드 아부탈레브 로테르담 시장은 10일 기자들에게 "차우쇼을루 장관은 외교관으로서 면책특권이 있으므로 우리도 그에 따라 대우하겠지만, 우리에게도 공공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한하는 다른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이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이유는 네덜란드 거주 터키인들의 개헌지지 집회에서 연설을 하기 위함이다. 다음 달 16일 실시되는 터키의 대통령중심제 개헌 국민투표에서 재외국민들의 표심이 '캐스팅보트'로 떠오르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터키 개헌안에 대한 찬반 여론은 50대 50으로 갈리고 있다.
이번 개헌안은 의원내각제인 터키의 통치 구조를 대통령중심제로 바꾸는 내용이다. 개헌안에 따르면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일 뿐 아니라 법원 고위인사의 인사권까지 쥐게 된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국가비상사태 선포권도 강화됐다.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정하고 중임할 수 있도록 했다. 개헌안이 통과될 경우 2019 11월 임기를 마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새 헌법에 따라 2029년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개헌안 국민투표를 앞둔 터키정부는 터키계 이민자가 많은 유럽 각국에서 찬성투표를 독려하는 집회를 잇달아 열고 있다. 이에 대해 독일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들은 터키의 민주주의 퇴행을 부를 수 있는 개헌안을 찬성하는 정치집회가 자국에서 열리는 것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독일을 향해서도 “독일은 민주주의가 뭔지 모른다. 나치 시대와 다를 바 없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나치 시대가 과거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었다. 터키 정부가 장관들을 동원해 독일 거주 150만 터키인 유권자에게 개헌안 찬성 독려 유세를 벌이려 했지만 독일이 이를 불허한 데 따른 반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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