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여성 사망사건' 유기치사 혐의 30대 입건

【안산=뉴시스】이종일 기자 = 80대 여성이 바닷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유기치사 혐의로 30대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유기치사 혐의로 흥신소 직원 A(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20분께 안산시 대부도 구봉도 한 마을에서 B(83·여)씨가 바닷가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10일 오전 9시께 구봉도 마을 앞 갯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10일 오전 0시께 성남에 거주하는 B씨를 차량에 태워 이 마을까지 왔고, B씨는 차에서 내린 뒤 혼자 200m 안팎의 거리에 있는 바닷가로 걸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마을 주변 CCTV 자료에서는 차에서 내린 A씨가 손으로 바닷가 쪽을 가리킨 뒤 B씨가 그쪽으로 걸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씨가 바닷가로 걸어가는 것을 보면서 5분정도 있다가 차를 몰고 현장을 빠져 나왔다.

 경찰은 24일 유기치사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26일 피의자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한 뒤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중순 미국에 있는 아들을 찾기 위해 흥신소에 연락했다가 알게 된 A씨와 수차례 만났고, 최근 현금 5000만원도 A씨에게 전달했다.

 A씨는 경찰에서 "B씨가 대부도 구봉도까지 데려다달라고 해서 차를 타고 함께 갔고, B씨가 바닷가 쪽으로 가서 무서워 혼자 돌아왔다. 바다에 빠진 것은 보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5000만원은 B씨가 잘 살라는 의미로 나에게 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B씨에 대한 부검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폐에서 미량의 플랑크톤이 발견됐다"며 "익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현장에는 A씨와 B씨만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스스로 바닷가로 걸어가 숨졌는데, 자살사건으로 단정하기에 석연치 않다"며 "A씨가 구체적인 사항을 설명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 보강수사를 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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