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미 의료진 "웜비어 뇌조직 광범위하게 손상···보툴리누스 감염 증거 없어"
【신시내티=AP/뉴시스】15년 노동교화형을 받고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13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렁큰 공항에 도착해 의료진에 의해 앰뷸런스에 태워지고 있다. 웜비어는 약 1년전부터 혼수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8개월만인 13일 웜비어를 전격 석방했다. 2017.06.14
웜비어, 구타나 폭력에 의한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 없어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1년 반 넘게 북한에 억류됐다 귀국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혼수상태에 빠진 원인은 북측이 주장하는 보툴리누스 균 감염 아니라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CNN,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웜비어의 상태를 살펴본 신시내티 대학 메디컬센터 의료진들은 15일(현지시간) 웜비어가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라면서 “깨어 있지만 반응이 없다”고 밝혔다.
의료진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웜비어의 뇌 모든 부위에서 광범위한 조직 손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신경전문의 대니얼 캔터 교수는 웜비어가 눈을 뜬 채 깜빡이고 있지만,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구두명령어들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캔터 교수는 뇌신경이 손상된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를 비롯한 의료진들은 "툴리누스균 식중독에 관한 그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밝혔다. 북측은 웜비어를 송환하면서 그가 보툴리누스 균에 중독돼 앓고 있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신시내티=AP/뉴시스】혼수상태로 북한에서 18개월만에 석방된 오토 웜비어(22)의 아버지 프레드는 신시내티의 와이오밍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시내티대학병원측은 오토 웜비어가 심각한 신경 손상을 입었다고 밝힌 가운데 프레드 웜비어는 북한 정권을 강력히 비난했다. 2017.06.16
캔터 교수는 북한이 웜비어를 치료했던 기록이나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지난 2016년 4월에 찍은 웜비어의 최초 뇌 사진만 북측으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진들은 웜비어의 뇌 손상이 수주 전에 발생한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 의료진의 판단이 맞다면, 웜비어는 지난해 3월 16일 평양 재판정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출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혼수상태에 처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캔터 교수는 "우리는 그의 신경 부상의 원인이나 정황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패턴의 뇌 손상은 대체로 심폐정지 결과에 의해 나타난다”면서 “일정기간 동안 뇌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되면 뇌 조직이 죽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말했다.
심폐정지의 일반적인 원인은 호흡정지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호흡 정지는 중독이나 외상성 상해를 포함한 몇가지 요인들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약물을 과다 복용했을 경우에도 호흡정지가 올 수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반북한 행위로 억류된 미국 대학생 오토 프레드릭 웜비어(가운데)가 16일 평양에서 재판정에 출두하고 있다. 웜비어는 15년 노동교화형을 받았다. 2016.03.16
의료진들은 또 웜비어의 미래에 대해 얘기해달라는 가족의 요청에 대해선 답변을 거절했다.
웜비어는 미국에 도착한 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혼수상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테스트들을 받았다고 한다.
미 언론들은 웜비어의 상태가 그렇지 않아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북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밤 웜비어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미 정부가 웜비어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하면서 웜비어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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